정몽준 의원.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이어 정 의원은 “북핵 폐기를 목표로 2003년 시작한 6자 회담이 수차례 결렬된 이유가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했기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안 하면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때문에 대화하자는 아주 이상한 논리”라면서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데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고 미국은 더 이상 북한을 압박할 힘과 의지가 없다는 고백같이 들린다”면서 “북한이 말하는 평화협정이란 것이 주한미군 철수를 뜻하는 것임을 잘 알면서도 일부 인사들은 북한이 원하는 평화협정을 약속해서라도 협상을 하자고 말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정 의원은 “2008년 1월에 제가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부시 대통령은 저를 만나자마자 '북한은 핵을 개발했는데 당신네 나라는 평화협정을 하겠다고 하니 도대체 제정신이냐'라고 열변을 토했던 것이 기억난다. 북한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이 자신들의 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핵을 개발했다고 주장한다”며 “현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맺자는 말은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을 묵인하라는 말과 같다. 북한이 핵을 협상용으로 개발한 것이라면 벌써 포기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북한의 아무런 태도 변화 없이 대화만 재개하는 것은 우려되는 일이다. 그렇다고 냉혹한 국제현실 속에서 중국과 미국이 자신들의 이해타산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마냥 섭섭해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에 앞서 우리 문제를 미국이나 중국이 해결해주겠지 하고 기대하는 우리의 무책임을 반성해야 한다. 우리의 안보환경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생존 전략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