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 투어에 이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시즌을 마무리했고, 미국 L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일본 남녀 프로골프투어도 시즌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다.
성적에 따라 희비가 교차한다. 메이저 3연승 포함 6승을 올린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겨울은 따뜻하다. 반면 추락한 스타들에겐 추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골프스타들의 수입목록을 살펴봤다.
# 여자 골퍼들의 수입은
2013년 국내 여자골프 상금 수입 1위는 단연 박인비(25·KB금융그룹)다. 올해 21개 대회에 출전해 233만 5460달러(한화 약 24억 7600만 원)를 벌었다.
올 시즌 21개 대회에 출전한 박인비는 대회 당 11만 1212달러(약 1억 15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타수로 계산하면 1타 당 439달러(약 45만 원)를 번 계산이 나온다. 82회 라운드를 펼쳤고 5315번 클럽을 휘둘렀다. 5홀을 돌 때마다 어지간한 직장인의 한 달 원급을 번 셈이다.
박인비는 LPGA에서 6승을 거두며 상금 24억 원을 챙겼다. AP/연합뉴스
2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우승이 없던 2011년 16개 대회에 출전해 36만 5231달러(3억 8700만 원)를 버는 데 그쳤다. 약 6배 이상 수입이 늘어났다.
박인비는 KLPGA 투어에서도 3개 대회에 출전해 9692만원을 벌었다. 대회 당 평균 3000만 원 이상을 가져갔다.
유소연
나란히 21개 대회씩 출전한 유소연과 김인경은 각각 176만4236달러(약 18억 7000만 원), 108만 9699달러(약 11억 5500만 원)를 벌었다. 유소연은 대회 당 8만 4011달러(약 8900만원), 김인경은 5만 1890달러(약 616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유소연은 또 KLPGA 투어 3개 대회에서 1억 5891만 원의 상금까지 챙겼다.
우승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나연(26·SK텔레콤)은 올해 지난해보다 수입이 대폭 감소했다. LPGA 투어 23개 대회에 출전해 92만 158달러(9억 7555만 원), 2차례 KLPGA 투어에 출전해 1억 6614만 원을 벌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100만 달러가 줄어든 금액이다. 작년에는 22개 대회에서 198만 1834달러(약 21억 114만 원)를 벌었다.
최나연, 신지애.
대회, 라운드, 타수 당 수입도 크게 감소했다. 신지애는 2009년 22개 대회, 83라운드, 5823타를 기록해 대회당 8만2151달러, 라운드 당 2만 1775달러, 1타 당 310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대회당(19개 대회) 3만 583달러, 라운드 당(70회) 8301달러, 1타 당(4948타) 117달러에 그치고 있다.
# 박인비 부수입도 어마어마
프로골퍼의 수입은 상금으로 끝나지 않는다. 상금 이외의 가장 큰 수입원은 스폰서 계약금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다. 톱스타 반열에 오르면 대회 초청료와 광고 촬영료 등의 수입도 뒤따른다.
필드 밖 수입에서도 박인비가 1위 자리를 예약했다. 4월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기록한 뒤 KB금융그룹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박인비는 이후 메이저 2승(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 포함 4승을 추가했다. 일반적으로 톱 프로들의 경우 우승 시 상금의 50%, 5위 이내 30%, 10위 이내 20%의 인센티브로 받는다.
박인비는 4승으로 141만75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50%의 인센티브를 받기로 계약했다면 추가로 70만 달러가 넘는 부수입을 챙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톱 프로들의 경우 인센티브 상한제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메인스폰서 계약금보다 많지 않은 선에서 상한선을 적용한다.
서브 스폰서에서 받는 인센티브도 중요한 수입원이다. 박인비는 삼다수, 파나소닉, 스릭슨(던롭스포츠) 등과 서브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다. 메인 스폰서와 달리 우승 시 일정 금액을 인센티브로 주거나, 우승 상금 또는 성적순에 따라 상금의 10~30%를 보너스로 지급하고 있다. 올해 성적과 수입에 대비하면 스폰서 인센티브로 약 10억 원에 가까운 추가 수입이 예상된다.
그러나 프로골퍼들은 수입만큼 지출도 많다. 미국 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세금으로 36%를 내고 대회 출전비와 캐디, 트레이너, 멘탈 코치 고용비, 종합소득세 등을 포함하면 전체 수입의 60% 정도가 기본 경비로 쓰인다.
# 일본에서도 상금 싹쓸이
J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선주.
우승 숫자만큼 수입도 짭짤하다. 나란히 시즌 2승씩을 기록 중인 안선주와 이보미, 이나리가 상금랭킹 4위, 6위, 11위(11월 7일 기준)에 자리하고 있다. 이 밖에 전미정 10위, 강수연 18위 등 20위 이내에 5명이 포진했다.
2010년과 2011년 J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 안선주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상으로 수입이 조금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입 랭킹을 유지하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안선주는 올 시즌 CAT 레이디스와 니토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을 비롯해 준우승 1회, ‘톱10’ 10회를 기록하며 7813만 1680엔(한화 약 8억 4134만 원)을 벌었다. 남은 대회 결과에 따라 4년 연속 상금 1억엔 돌파까지 노려볼 만하다. 안선주는 2010년 1억 4507만 엔(1위), 2011년 1억 2792만 엔(1위), 2012년 1억 120만 엔(4위)의 수입을 올렸다.
J
배상문은 18억 원을 벌어 남자 골퍼 중 상금랭킹 1위를 차지했다. 로이터/뉴시스
남자골프에선 박성준(27)이 2010년 상금왕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 2011년 상금왕 배상문(27·캘러웨이)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박성준은 올 시즌 16개 대회에 출전해 8000만4853엔(약 8억 6151만 원)약 의 상금을 챙겼다. 마쓰야마 히데키(1억 5333만 엔), 카타야마 신고(8501만 엔)에 이어 상금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상금으로 1072만 9594엔 밖에 벌지 못했던 박성준은 1년 새 8배가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는 미국, 일본에서 뛰고 있는 한국 남자골퍼 전체 상금랭킹 5위에 해당한다. 배상문(171만 4640달러·18억 1923만 원), 존 허(152만 9482달러·16억 2278만 원), 최경주(97만 3751달러·10억 331만 원), 이동환(88만 2793달러·9억 3643만 원) 다음으로 수입이 많다.
# 국내 투어에선 ‘여고남저’
남자 골퍼 상금 랭킹 3위를 차지한 최경주. 로이터/뉴시스
14개 대회를 끝으로 시즌을 끝낸 남자프로골프(KPGA) 상금왕은 강성훈(26·신한금융그룹)이 차지했다. 상금으로 번 수입은 4억 7891만 원이다. 류현우(32)는 4억 4597만 원을 벌어 2위에 올랐다. 4억 원 이상 수입을 올린 선수가 지난해 1명(김비오)에서 올해 2명으로 늘었지만 여자(KLPGA) 선수들(4억 이상 4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11월 7일 기준 KLPGA 투어 상금순위는 김세영이 6억 5199만 원을 벌어 1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로 장하나 6억 2520만 원을 벌었다. 남은 대회 결과에 따라 국내 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7억 원 돌파까지 기대할 만하다.
평균 수입에서도 여자골퍼들이 남자골퍼들을 앞선다. KLPGA 투어에서 상금으로 3억 원 이상 번 선수는 7명, 이에 반해 남자는 3명(강성훈, 류현우, 김도훈)뿐이다. 2억 원 이상은 KLPGA 투어가 16명으로 10명에 그친 KPGA 투어보다 6명 더 많다. 1억 원 이상 수입 선수의 격차는 더 크다. 남자는 17명에 불과하지만 여자는 33명으로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주영로 스포츠동아 골프 전문 기자
우즈 한번 납시면 ‘200만 달러’
일러스트=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6월부터 2013년 6월 사이 세계 스포츠 스타 중 가장 많은 돈을 번 선수는 타이거 우즈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즈는 조사 기간 동안 약 7810만 달러(한와 약 828억 원)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2001년부터 스포츠 스타 수입 1위 자리를 지켜오다 2011년 처음으로 3위로 밀려났다. 2009년 성 추문 사건과 이혼, 부상에 따른 성적 부진 등이 겹치면서 상금은 물론 스폰서 계약이 끝나는 등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재기에 성공한 우즈는 수입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으면서 스포츠 재벌로 부활했다.
우즈는 올해도 1인자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즈는 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두며 상금으로만 855만 달러(약 90억 원)를 벌었다.
코스 밖 수입은 더 짭짤하다. 1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HSBC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들며 비싼 초청료를 챙겼다. 우즈의 초청료는 공식적인 금액이 200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개 대회만 나가도 최소 100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우즈는 시즌이 끝난 뒤 중국, 터키 등 원정투어를 하고 있다.
주영로 스포츠동아 골프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