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12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회장 사의 표명 이후 일정과 차기 사장 선임 절차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사표를 제출하면 이사회는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 일정과 방식을 결정하고 새 CEO 선임 이전 과도기적 경영체제를 어떤 식으로 가져갈지 논의한다.
KT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전임 회장의 퇴임일 후 2주 이내에 사외이사 7명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인 김응한 변호사를 비롯해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차상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 이춘호 EBS 이사장,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 이사 중 누가 CEO추천위에 포함될지는 명확치 않다. 사내이사는 김일영 코퍼레이트 센터장(사장)과 표현명 T&C(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 2명이다.
CEO추천위원회가 재적위원 과반수(위원장 제외) 찬성으로 후보를 결정하면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 여부가 확정된다. 지난 2008년 말~2009년 초 전임 남중수 사장 퇴임 후 이석채 회장 취임 전에는 비상경영위원회가 운영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새 CEO가 선임되기 전 표현명 사장 혹은 김일영 사장 중 1명이 직무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 사장은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이 회장의 혐의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며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는 점이 부담이며, 과거처럼 비상경영위원회가 꾸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 회장 사퇴를 계기로 과거에 공기업이었다는 족쇄 때문에 새정권이 출범하면 기존 CEO가 물러나고 친정부 성향의 새 CEO가 취임하는 식의 행태가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KT의 주주는 국민연금공단(8.65%), NTT도코모(5.46%), 실체스터(5.01%), 미래에셋자산운용(4.99%), 우리사주조합(1.1%)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사주의 비중은 6.6%이며 외국인 주주는 43.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