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온라인 생보사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바다. 보험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이를 타개할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강구해낸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당장 효과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고객의 소비 패턴에 맞춘 것”이라며 ‘돌파구’라는 해석을 경계했다.
온라인 생보사 출범은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져 있던 신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변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예가 되고 있다. 신 회장은 온라인 보험사의 필요성·중요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4~5년 안에 손익분기점 달성(흑자)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직접 적극적인 설명을 하기도 했다. 한때 일본 온라인 보험사인 SBI손해보험 지분 인수도 검토했지만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온라인 보험사는 국내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인 탓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온라인 보험사이니만큼 총 보험계약 건수, 수입 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컴퓨터 통신 등 통신수단을 통해 모집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보험업 인가를 승인해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보생명 측 설명에 따르면 보험이 필요한 고객이 인터넷상에서 직접 찾아 가입해야 하고 문의사항이 있을 때도 역시 고객이 직접 보험사에 전화해 물어봐야 한다. 교보생명 측은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20~40대를 주 타깃으로 편리함과 저렴함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든 일을 온라인만으로 한다면 고객이 얼마나 호응할지 모르겠다”며 “자동차보험처럼 매뉴얼화돼 있는 분야는 모르겠지만 생명보험은 시기상조 같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보험 상식이 없는 고객이 클릭을 잘못했거나 특약 차이를 모르고 지나칠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칫 고객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물론 기대하는 바도 없는 것은 아니다. 대형 생보사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니만큼 정착만 된다면 보험시장의 새 장이 열릴 수 있다. 하지만 기대보다 걱정스러운 눈빛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보험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보험상품을 고객이 일일이 검색하고 클릭해가면서 꼼꼼히 들여다볼지 의문”이라면서 “변액보험 등 고가 보험은 온라인에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처음부터 어려운 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쉬운 구조를 띤 정기보험, 종신·연금보험 위주로 판매하면서 점차 확대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기반이 최고인 우리나라에서 어쩌면 인터넷 자동차보험보다 더 쉬울 수 있다”며 성공을 자신했다.
오는 12월 초 출범을 준비 중인 신창재 회장의 온라인 보험사라는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나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