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현황도.
22일 서울시에 다르면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6월부터 5개월간 남산 회현자락 3단계 정비사업 구간인 남산 중앙광장 일대 100m를 발굴, 조사한 결과 옛 성곽 94.1m를 찾아냈다.
또 조선시대에 성벽을 지키거나 쌓는 것을 관리하던 관청명 일부가 적힌 기와 조각을 비롯, 바닥돌, 분청사기편, 왜사기 등 조선초기부터 20세기까지의 다양한 유물도 발견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하 2.3~3m 지점에서 유구를 확인했다.
발굴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곽 바닥부분 1~2단을 이루는 기저부와 성곽의 몸통을 이루는 체성부는 구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지표면 아래 3m 깊이에 있었다.
성벽은 4~5단부터 6~7단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성곽의 상태는 양호했다.
‘지적원도(1912)’ 등에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중앙광장 일대 성곽이 잊혀져 있다가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발굴 구간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양공원조성(1910), 조선신궁(1925)을 짓기 위해 지형을 크게 변형시키고 한양도성을 훼손한 지역이다.
광복 이후에는 이승만 동상 건립(1956), 남산식물원 개장(1968) 등 개발 사업이 진행돼 도성이 거의 훼손돼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 곳이다.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성곽이 발굴됨에 따라 시는 성곽의 축성 시기나 학술적 가치에 대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더 상세히 밝혀 낼 계획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올해 말까지 발굴작업을 마치고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향후 추가 발굴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사진=서울시>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