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자기자본 2조 9000억 원을 넘는 현대증권의 시가총액은 우선주를 포함해도 1조 4000억 원이다. 이는 자기자본 2조 원에 시가총액 1조 5000억 원인 미래에셋증권, 자기자본 8400억 원에 시총 1조 2000억여 원인 키움증권보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수치다. 자기자본보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사는 삼성증권뿐이다.
시가총액이 자기자본에 못 미친다는 것은 결국 현재 가치에 그만큼 거품이 끼어있다는 뜻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통 1년에 자기자본의 10% 이상은 벌어야 주주들로서는 투자하는 의미가 있는데, 올해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자기자본의 1% 안팎에 그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물가상승을 감안한 자기자본의 실질가치는 해마다 줄어드는 셈이다. 결국 시장에서 증권사들은 주주들의 돈인 자기자본을 매년 까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에는 증권사보다 더한 천덕꾸러기가 있기는 하다. 금융지주회사들이다. 시가총액 21조 원인 신한지주의 자기자본은 29조 원, 시총 15조 원인 KB금융의 자기자본은 25조 4000억 원이다. 자기자본 20조 원이 넘는 하나금융의 시총은 채 12조 원이 안 되고, 자기자본이 24조 원에 가까운 우리금융의 시장가치는 10조 원이 조금 넘을 뿐이다.
이들 금융지주 역시 할인의 이유는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이익을 잘 내지 못하는 데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은 신한이 1조 7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KB와 하나금융 각각 1조 원, 우리금융은 5300억 원 정도다. 겨우 적자를 면한 증권사보다야 낫지만, ROE 10%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