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우울증 심각하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19만 163명에 달하며 대부분은 1~3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아울러 일컫는 용어로 평균 지능지수가 5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비장애인 7세 아동의 평균 지능지수인 90~10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데 언어와 인지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져 스스로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며 자기조절도 어렵다. 성인이 돼도 대부분 누군가 돌봐주지 않으면 홀로 생활하기가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전체 발달장애인의 72%에 달하는 성인 발달장애인이 시설보호 등 최소한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다. 복지부가 발표한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의 76.7%, 자폐성장애인의 92.2%가 오직 부모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홀로 생활할 수 있다’고 답한 발달장애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문제는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도 지쳐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의 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우울정도는 일반인의 4배인 19.43점에 달했다. 우울증 의심척도인 16점을 훌쩍 넘긴 수치로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지쳐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절반 이상이 ‘보호하고 있는 장애인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적이 있다’ 또는 ‘근무시간을 줄였다’고 답해 경제적인 상황 역시 여유롭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돕기 위해 정부에서도 장애인 활동지원, 양육지원, 발달재활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보호자들의 중론이다.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거나 이를 갖추더라도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원활한 공급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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