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0년 여의도 생활에 요즘 같은 때는 처음이다.”
한 증권사 간부의 말이다. 상여금은 꿈도 못 꾼다. 주식시장 부진에 채권투자 손실, 동양그룹(증권) 사태, 봇물을 이루는 증권사 매물과 외환위기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끝이 아니다. 한맥투자증권의 주문 실수 사건에다 정기적인 상여금도 퇴직금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까지 나오면서 증권가는 설상가상이란 말도 모자랄 지경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퇴직금 추가부담이 가뜩이나 움츠려 있는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지나 않을까 초조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추가부담이 향후 3~5년간 소송을 거쳐 실적에 반영될 것인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자위하지만 시장에서는 관련주 주가가 크게 출렁이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통상임금 요소가 자동차, 철강, 전자 쪽에 많이 연결돼 있는데 자동차의 경우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소급분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률이 매출액 대비 연간 0.5%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도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각각 9.3%, 9.4%, 4.2% 수준인데 평균급여가 14.5% 상승하면 인건비 비중은 각각 1.3%p, 1.4%p, 0.6%p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현대차 매출액 85조 원을 적용하면 0.5%p는 4250억 원에 달한다.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만 따져도 1조 원에 이르는 부담이다. 여기에 통상임금을 놓고 노사 간 갈등과 소송전이 빚어질 경우 이에 따른 기회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 전반으로 하면 추가비용 부담이 수 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른 증권사의 한 간부는 “당장 최근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았다고 해도 적지 않은 정규직원들이 계약직으로 전환돼 고용이 불안해졌고, 진행 중인 인수·합병(M&A)이 완료되면 또 다시 중복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이럴 때 시장이라도 도와줘야 하는데, 경제전망은 밝지 않고 정치권마저 투자 관련 과세 등 규제강화에 나서고 있어, 살아도 산 게 아닌 듯하다”고 털어놨다.
최열희 언론인
자동차주 울상에 증권맨들 죽을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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