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홈쇼핑 속옷 모델로 일하고 있는 러시아 여성들이 생계가 어려워지자 윤락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 ||
뭇 남성들의 눈길을 확실히 사로잡은 이 광고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TV홈쇼핑에서 속옷 모델로 등장하는 이들 이방인 미녀 모델들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던 것. 급기야 경찰에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8명의 러시아 여성이 적발됐지만, 이들은 실제 홈쇼핑 모델이 아닌 대학생과 불법체류자로 판명났다.
하지만 “이미 음성적으로 일부 모델들의 ‘밤나들이’는 사실상 행해지고 있거나 끊임없이 유혹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얼마 전 TV의 한 토크쇼에서 유명 남성그룹 멤버들이 “늦은 저녁 홈쇼핑TV 란제리 광고를 보면서 거기에 등장하는 외국 여성 모델들 몸매 감상하는 것이 낙”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 물론 이는 우스개였지만, 실제 늘씬한 몸매 감상을 위해 홈쇼핑TV에 채널을 고정시키는 남성도 상당하다.
홈쇼핑 컨설팅업체 하나비엔에스의 이학만 소장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탔다. 사이버 공간에 이들을 추종하는 팬클럽까지 생길 정도였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비엔에스는 최근 전문직 남성 1백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바 있다.
‘홈쇼핑채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설문의 골자. 응답자 중 80% 이상이 속옷 광고를 본 적이 있거나 즐겨 보고 있다는 대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의 란제리 광고를 즐겨 본다는 회사원 우아무개씨(31)는 “아슬아슬한 속옷만 입은 채 무대를 활보하고 다니는 늘씬한 금발의 미녀들을 보노라면 솔직히 수준 낮은 에로 비디오보다 훨씬 리얼하고 묘한 기분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19일 TV홈쇼핑업계가 바짝 긴장할 만한 사건이 보도됐다. 홈쇼핑 모델 출신의 러시아 여성 8명을 고용해 윤락을 알선해 오던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내용이 그것.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홈쇼핑 러시아 모델 만남 가능’ 등의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찾아온 남성들에게 1인당 2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유명 모델의 윤락시장 진출은 이처럼 한낱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일부 미녀 이방인 모델에 대한 궁금증이 서서히 벗겨지기 시작했다.
홈쇼핑채널 PD 출신의 한 벤처사업가는 “외국인 속옷 모델의 경우 오디션 단계에서부터 꼼꼼히 몸상태를 체크하기 때문에 외모가 웬만한 연예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며 “때문에 업계 술자리 등에 이들이 소위 ‘기쁨조’로 동석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놨다.
TV홈쇼핑 업계의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A사는 지난해 영입한 러시아 여성 모델 두 명을 방송 관계자와의 술자리에 합석했다는 소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또다른 업체인 B사의 경우 사장이 자사 외국인 모델들과 서울의 한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어울렸다는 구설수에 시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방인 미녀 모델들이 설자리를 잃어가며 ‘외도’에 나섰다는 소문이 증폭되고 있다.
TV홈쇼핑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가 하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방송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일부 모델의 경우 마네킹으로 대체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
이학만 소장은 “모델들까지 윤락 유혹에 노출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라고 반문하며 “만약 사실이라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제법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던 일부 모델들이 급격한 수입 감소를 대체하기 위한 나름의 고육지책이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현재 TV홈쇼핑업체에서는 외국인 모델의 경우 선발에서부터 관리를 모두 에이전시에 위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에이전시의 재무 구조는 상당히 열악한 편. 부가적인 일을 하지 않고서는 회사를 꾸려나가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한 에이전시의 관계자는 “모델의 출연료 중 일정액을 매니저비 명목으로 떼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 정도 액수로 회사를 꾸려나가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결국에는 음성적인 거래를 통해 부족한 수입을 메우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 이들 모델의 경우, 윤락을 목적으로 한국에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원치 않으면 절대 강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홈쇼핑업체측은 이미지 관리에 애쓰는 모습이다. LG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불미스런 소문들이 나돌고 있는 것을 알지만, 그야말로 소문 수준”이라며 “대부분은 회사 차원에서 모델을 엄격히 관리하기 때문에 매춘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석 프리랜서 zeus@newsbank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