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양육비 내놔!”
# “최근에야 친부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유부남이었던 친부가 현재의 양부에게 금전적으로 보상을 해주고 절 맡겼습니다. 친부는 지금도 절 부정하고 있습니다. 소송을 해야 하나요?”
# “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아들을 호적에 입적시켰습니다. 남편은 3년 전 세상을 떴습니다. 아들은 저를 부양하려 하지 않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로 등록하고 싶은데, 주변에서 아들의 호적을 정리해야 한다고 하네요.”
최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 유명 정치인의 친자확인소송 등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대법원 통계에 의하면, 친자확인 및 부인 소송은 2002년 2624건에서 2012년 5276건으로 10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눈에 띄는 것은 불과 몇 년 전엔 생부를 찾는 친자확인소송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자신의 법적 친자로 돼 있는 자녀를 자신의 친자가 아닌 부인의 혼외자임을 확인하는 친생부인소송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생물학적 친자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가령 유산 상속 시 법적 자녀 이외에 생물학적 자녀에게도 동등한 상속권을 인정한다. 따라서 향후 관련 소송 건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광윤의 임종윤 대표변호사는 “과거엔 6·25 전사·실종자의 친자확인 소송이 주를 이뤘다. 재산 상속을 받거나, 유족연금 등을 수령하기 위해서였다”며 “과거 유전자 검사 기술이 전무했을 당시엔 부모 간의 동거 사실 입증 등이 필수였다. 근래엔 유전자 검사 결과만 갖추면 100% 승소한다”고 설명했다.
소송이 증가한 원인에 대해선 불황 여파에 따른 유산상속을 둘러싼 분쟁 증가를 꼽았다. 임 변호사는 “아버지가 친자를 부정해 양육비 지급을 거부하거나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지 않으려 할 때 합법적으로 양육비 부양료 상속 회복을 청구하기 위해 소송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이인의 김경진 대표변호사는 “성도덕의 문란과 자유로운 성 인식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그만큼 불륜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며 “유전자 감식은 8시간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부부가 서로 다투다가 홧김에 소송하자며 검사한다. 비용도 많이 저렴해졌다”며 유전자 감식의 편리성과 기술 발전을 꼽았다.
신상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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