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박사
얼마 전 `마루모의 규칙`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본적이 있다. 한 문구회사에서 일하는 싱글남 타카기 마모루(아베 사다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친구를 대신해 그의 쌍둥이 남매 카오루(아시다 마나)와 토모키(스즈키 후쿠)를 맡아서 키우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드라마인데 모 종편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바 있다.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의 이름인데, 일본어로 ‘마모루’라는 단어는 ‘지키다, 소중히 하다’라는 의미와 ‘어기지 않다, 수호하다’라는 의미, ‘보호하다’라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 마모루는 자신의 이름처럼 아이들을 지키고 보호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규칙들을 만들어 이를 어기지 않고자 노력한다.
주인공은 중학교 때 같이 야구를 하던 친구가 갑작스레 죽고 그 친척들의 가정형편도 과히 좋지가 않아 따로 키우기로 결정된 쌍둥이남매에게 동정을 느끼고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전혀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그는 갑자기 찾아온 환경의 변화로 상당한 곤란을 겪지만, 주인공은 쌍둥이에게 진한 정을 느끼고 부모의 역할을 하면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피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일까? 같이 산다는 것일까? 진짜가족이라도 상대방을 얼마만큼 안다고 해도 사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감정인지 마음속까지 알지 못한다. 그럼 가족이란 무엇일까?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등등의 가족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던 주인공은 자신을 ‘마루모’라고 부르는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만들어가며 서로 이해하고 감싸는 가운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마모루가 새로운 환경의 변화를 겼으며 가졌던 이러한 질문은 다문화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필자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민족집단들을 서로 연결하여 주는 것이 인본주의라고 생각한다. 인본주의는 신 본위의 세계를 인간본위의 세계로 바꾸는 세계관으로, 인본주의사상에는 수많은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인본주의의 핵심은 인류가 모두 같다는 신념과 인간이 자신의 노력으로 완전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신념이다.
다문화라는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전제돼야 할 것은 우리가 서로 통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고 이를 가능하게 하도록 한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인식을 변화하는 것이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서로를 연결짓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