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USA 투데이>는 자신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심판이라고 주장한 한 익명의 제보자가 양심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매체 <시카고트리뷴>의 필립 허쉬 기자 역시 23일 ‘자기가 판정한 선수와 포옹하는 러시아 심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필립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친콴타 ISU 회장은 “빙상연맹 관계자와 이해관계가 있다고 해도 멍청한 사람이 심판 하는 것을 바라냐?”며 “이해관계보다 훌륭한 심판이 활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TV 중계 화면 캡쳐
사실 친콴타 ISU 회장은 김연아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빙상계 인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지난 2009년 그랑프리 파이널이 끝난 뒤에도 친콴타 회장도 “김연아는 자기 실력의 85%만 발휘해도 올림픽 금메달을 딸 것“이라며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의 전설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었다.
문제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2010년 4대륙 대회에 김연아가 불참하며 시작됐다. 당시 친콴타 회장은 직접 편지까지 보내 김연아의 4대륙 대회 참석을 요청했다. 그렇지만 김연아는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4대륙 대회에 나서지 않겠다는 공식적으로 밝혔다.
반면 밴쿠버 올림픽 티켓을 따낸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 스즈키 아키코 등은 4대륙 대회 출전을 결정했다. 당시의 김연아 불참 결정으로 인해 친콴타 회장은 ISU 고위층과 김연아 선수 사이에 갈증이 시작됐다는 시선이 많다.
실제로 당시 빙상계에선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렇지만 실력의 85%만 발휘해도 금메달이 유력해 보이던 김연아는 100% 실력을 발휘하며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은퇴와 선수 생활 지속을 두고 장고에 돌입했고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을 공식 발표한 이후에도 ISU 공식 경기에는 거의 출전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세계랭킹이 낮아 쇼트 프로그램에서도 앞 조에 편성돼 경기를 치렀다. 결국 이런 분위기가 이번 편파 판정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가 높다.
결국 심판 양심선언이 나온 뒤에도 ISU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오히려 친콴타 회장은 심판 양신선언 관련 보도에 멍청이 심판보단 훌륭한 심판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어찌 보면 친콴타 회장 개인의 생각이 심판 양심선언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라 거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