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선언서 낭독한 ‘탑골공원’
‘탑골공원’은 1919년 3월1일 처음으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외친 3.1운동의 출발지로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으로 만들어진 탑골공원에는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팔각정을 중심으로 3.1운동 기념탑과 3.1운동 벽화, 손병희 선생 동상 등이 있다. 조계사 옆 작은 공원에는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를 인쇄했던 보성사 자리를 표시한 작은 조형물이 있다. 사람들이 독립선언서를 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해 보성사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 식민지 청년의 슬픈 노래가 있는 ‘윤동주 문학관’
‘윤동주 문학관’은 종로구가 시인의 하숙집 뒤편 인왕산 자락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조성하면서 2012년 7월 새롭게 태어난 공간이다. 윤동주 시인의 대학시절 하숙집이 현재의 종로구 세종마을에 있었던 것이 인연이 됐다. ‘윤동주 문학관’은 시인의 작품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버려진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열린 우물’과 ‘닫힌 우물’이라는 이름으로 전시실을 꾸몄다. 시인의 사진자료와 친필원고 영인본을 전시 중이다. 일본 유학을 앞두고 창씨개명을 하며 느낀 죄책감을 써내려간 ‘자화상’, 유학 중인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적은 ‘쉽게 쓰여진 시’ 등 시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일본대사관 바라보고 있는 ‘평화비 소녀상’
‘평화비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1000번째 수요집회를 기념하며 ‘평화비’라는 이름으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졌다.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끌려갔던 14~16세 소녀의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주먹을 불끈 쥔 자세로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다. 처음 소녀상은 다소곳하게 손을 모으고 앉아 있는 모습이었으나 일본 외무성이 우리 정부에 소녀상 설치 중단을 요구하자 주먹을 쥐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소녀상 아래에는 쪽진 머리의 할머니 그림자가 함께 새겨져 있다. 아직까지 일본의 사과늘 받지 못한 할머니들의 두려움과 분노를 넘어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리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소녀상 주변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한용운 선생의 손길이 남아 있는 ‘만해당’
북촌에 위치한 ‘만해당’은 3.1운동 당시 민족 대표 33인 중 한명인 한용운 선생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선생이 1916년부터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까지 3년여를 머물며 불교잡지 ‘유심’(惟心)을 발간하는 등 3.1운동을 준비했던 곳이다. 현재 게스트하우스로 쓰이고 있는 ‘만해당’은 독립운동가와 문인으로 살아간 선생의 정신을 담은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와 문학이 어우러지는 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종로가 문화와 역사의 중심도시답게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들이 많다”며 “역경을 이기고 독립을 이룬 선조들의 흔적을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명소로 보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