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인질극으로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 한복판에서 3시간가량 인질극(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을 벌인 김 아무개 씨(57)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 33분쯤부터 다음날 새벽 0시 25분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부근 한 제과점에서 손님 A 씨(여·48) 씨를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김 씨는 인질극에 앞서 오후 7시쯤 제과점에서 100m가량 떨어진 한 미장원에 모습을 드러내 돈을 요구하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씨를 본 시민이 112 신고까지 했지만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마에 피를 흘리며 제과점에 들어온 김 씨는 주방에서 빵을 자를 때 쓰는 톱날형 칼 두 자루를 갖고 나온 후 손님으로 온 A 씨를 매장 안 구석으로 끌고 가 안쪽 의자에 앉힌 뒤 옆에 앉아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경찰과 대치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경찰 50여 명을 투입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되겠느냐. 진정하고 대화로 풀자”며 김 씨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경찰에게 “나를 죽여 달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감시, 미행하는 것 같다. 정신병 치료 경험이 있고 지금도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다”며 톱날형 칼을 들이댔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대치가 계속되다가 다행히 2시간 50여 분만에 A 씨는 김 씨의 손에서 무사히 풀려났으며 경찰은 김 씨를 체포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 체포된 김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 도심에서 흉기로 인질 난동이 벌어진 것은 2012년 강남구 삼성동의 백화점에서 이모(37)씨가 임신부를 상대로 벌인 인질극 이후 2년만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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