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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금실 법무장관 | ||
강 장관의 인기 상종가에 힘입어 현재 법조계에서는 ‘포스트 강금실’에 대한 얘기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강 장관의 스타성을 뒤이을 새로운 여성 법관 스타 탄생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자리는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과 9월 사이에 예정된 한대현 헌법재판관과 서성 대법관의 후임인사와 관련, 벌써부터 법조계에서는 기존의 인사 경향과는 다른 새로운 인물이 탄생할 것이라는 소문이 팽배해 있다. 사법시험과 연수원 성적 순위, 임용시기 등에 따라 좌우됐던 기존의 법관인사가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또 여성의 권익이 향상되는 시대적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유독 법조계가 뒤늦었다는 지적도 있어 최초의 여성 대법관 또는 여성 헌법재판관 탄생설에 힘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요구와 부응해 법조계에선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은 여성법조인 세 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영애 서울고법 부장판사, 전효숙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 등이다.
사실 이들은 강 장관(사시23회·연수원13기)보다는 모두 사법시험이나 연수원 수료시점이 훨씬 앞서 포스트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어색함이 있으나, 누구든 여성 최초 대법관이나 재판관으로 임명될 경우 강 장관 못지 않은 ‘파격 인사’로 꼽힐 것이 분명하다.
이영애 부장판사는 우리나라 여성 법조인의 대모로 불릴 만큼 임용 당시 여성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법조계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지금껏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첫 여성 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사시 13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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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이영애 부장판사, 전효숙 부장판사, 김영란 부장판사 | ||
마지막 인물이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이다. 김 부장판사는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오고 제20회 사시에 합격했다. 서울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대전고법 부장판사로 재직중이다. 그녀의 남편 역시 같은 법조인으로 초대 청소년보호위원장이었던 강지원 변호사이다.
특히 이들 중 전효숙 부장판사와 김영란 부장판사는 지난 1일 ‘대법관·헌법재판관 시민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 6명의 후보 중 각각 한 명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여기에는 이홍훈 법원도서관장과 박시환 서울지법 부장판사, 최병모 민변 회장, 박원순 변호사가 함께 포함되었다.
추천위는 전 부장판사에 대해 “98년 제일은행 소액주주 61명이 한보그룹에 대한 부실대출과 관련, 당시 이철수, 신광식 전 행장 등을 상대로 낸 국내 최초의 소액주주 소송에서 ‘4백억원을 배상하라’는 승소판결을 내렸던 점과 97년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박아무개씨(55·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던 점 등 개혁적인 판결 성향이 강했다”는 추천 이유를 들었다.
김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역시 지난해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구속자 4명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접견교통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각각 3백만∼5백만원씩을 배상하라”는 승소판결을 내렸던 점 등의 개혁적 성향을 꼽았다.
이 같은 시민추천위원회의 추천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여성 법관으로 항상 선두주자를 달려온 이영애 부장판사가 얼핏 소외된 듯하다. 하지만 그녀와 접하고 일했던 일선 판사들의 평은 또 다르다. 그들은 이 부장판사에 대해 “법적인 사고와 감각이 누구보다 뛰어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단순히 재판 기록을 꼼꼼히 챙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법적 균형성, 시비의 판단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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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관 임명에 대한 제청권을 갖고 있는 최종영 대법원장. ‘안정’을 위해 여성을 내세우지 않 을 수도 있다. | ||
또 이 부장판사는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결과 항상 열 손가락안에 꼽혔다.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는 전혀 없었으나 서민의 감정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런 이 부장판사의 상대적 취약점을 틈타 전효숙 부장판사가 ‘사법연수원 7기 등용설’에 힘입어 차츰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과 동기생이라는 강점이 작용하는 부분도 있지만, 서울대 일색에서 ‘비서울대 법조인’이라는 점도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민추천위가 같은 후보로 꼽은 김영란 부장판사는 상대적으로 기수가 낮아 대법관으로 발탁할 경우 법관 사회 내에서도 만만찮은 논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 ‘사법연수원 7기 등용설’이 확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런 ‘최초의 여성 대법관 또는 여성 헌법재판관 탄생설’이 반드시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 두 인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가 오직 최종영 대법원장 한 사람이라는 점에 있어 더욱 그렇다.
이번 두 인사 모두 제청권자가 대법원장 1인으로, 대통령은 제청에 따라 임명권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혁 성향이 강한 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그만큼 협소하다는 관측도 있다.
사법부를 책임지는 대법원장은 조직의 안정을 위한 기존 인사틀을 크게 해치지 않아야 하는 부담이 있어 ‘파격’보다는 ‘안정’에 인사 기준을 맞출 수도 있다는 평이다. 이들 여성 후보 3명이 기존 인사들과 비교해볼 때 기수가 모두 낮다는 핸디캡도 있다.
이런저런 가정과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이들 여성 판사 3인방은 향후 여성 법조인으로서는 최초의 대법관 타이틀을 거머쥘 후보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포스트 강금실’을 장식할 새로운 여성 법조인 스타는 이들 중에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정우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