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BJ들의 화상 카메라를 해킹한 이 씨는 18세에 불과한 대학 신입생이었다.
이렇게 감염된 피해자 11명의 컴퓨터를 해킹해 ‘카톡’ 대화내용과 개인 수입을 알아냈다. 이뿐만 아니다. 이 씨는 해킹한 컴퓨터에 있는 화상카메라를 원격조종해 일상 모습도 관찰했다. 이 씨는 여성 BJ들이 속옷만 입은 장면, 심지어 나체 사진도 촬영했다. 그리고 성관계 영상도 촬영했다고 협박했지만 실제로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 씨는 이 자료를 모자이크해 세 곳의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특히 한 여성 BJ에게는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며 협박했다. 이 해커는 실제로는 성관계 영상이 없었으면서도 있는 것처럼 속여 6회에 걸쳐 1000만 원의 돈을 요구했다. 협박에 시달리다 못한 여성 BJ가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유포를 방지하기 위해 피해자의 언니로 위장해 이 씨에게 시간을 달라고 했다. 경찰은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이 씨에게 “못 해 드려요.” “저도 어쩔 수 없어요. 다음 주 아니면 죄송합니다.” 등의 말로 시간을 끌었다. 이 씨는 “새벽 2시까지 안 오면 다음 사진 공개한다”고 협박했지만 “제가 깔끔하게 돈 전달 도와드릴 테니 공개만은 말아주세요”라며 시간을 벌었다.
시간을 끄는 사이 경찰은 이씨 검거에 성공했다. 하지만 해커가 있지도 않은 성관계 동영상이 있다고 하는 바람에 한 여성 BJ는 온라인상에서는 실제로 성관계 동영상이 있는 것처럼 알려져 큰 피해를 겪고 있다. 그나마 이 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이 처음부터 모자이크 처리돼 있었기 때문에 사진 관련 피해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발칵 뒤집혔다. 피해를 당한 BJ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하고 애꿎은 BJ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의견은 ‘내 방에 있는 노트북이 해킹돼 어딘가에 있는 해커가 웹캠으로 나를 낱낱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아찔하다’는 반응이었다.
MBN 뉴스 방송 화면 캡처.
이 씨가 경찰 측에 밝힌 범행 동기는 철저히 돈이었다고 한다. 아프리카TV의 유명 BJ들은 한해에 수억 원을 버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씨는 그 돈을 노렸다. 이렇게 유명 BJ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그들은 카메라 앞에 서야 한다. 생계가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화상카메라 해킹으로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며 검거된 이 씨. ‘국내최초’로 BJ들과 네티즌들을 긴장시켰던 이 씨의 실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 보안관계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도의 해킹 기술도 아니다. 어느 정도 연습만 한다면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일반 유저들이 자신들의 컴퓨터에 따로 비밀번호를 걸지 않고 초기 세팅 값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협박을 해서 검거됐지만, 혼자만 몰래 보는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피시방이나 호텔같이 공용 컴퓨터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해킹 차단 방법에 대해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백신프로그램 실시간 감시를 이용하고 웹캠을 쓰지 않을 때는 아예 스티커로 가려버리는 편이 가장 안전하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부산강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강윤구 경위는 “피의자 이 씨가 만든 해킹 프로그램은 그가 직접 변조하여 제작한 악성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백신으로도 탐색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경찰이 또 다른 범죄예방을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악성 프로그램의 소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더 이상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한 유명 BJ는 이번 사건이 아프리카TV 내에서 벌어진 줄도 몰랐다며 “쪽지 자체를 수신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킹 쪽지가 온 것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 BJ는 출처가 불분명한 쪽지는 애초 차단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길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김태현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