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가 일대는 전통적으로 텃세가 세기로 유명하다. 웬만한 일은 인근 상점에서 해결하고 사업파트너도 지역 내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이렇게 지연을 중시하는 성향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불합리한 공생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외부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이 지역에 진입하기는 그만큼 힘들다. 실제 콘돔 등을 팔러오는 ‘보따리 장수’들이 간혹 있지만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참혹한 냉대에 결국에는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조폭검거를 20여 년 담당해온 서울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윤락가 일대는 업주와 폭력배들이 ‘형님’ ‘동생’하는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소위 말하는 전국구 조폭들도 토착 조폭들을 힘으로 누르기보다는 형님으로 대접을 받는 선에서 이들과 서로 공생하는 관계를 유지할 뿐, 직접 이들의 이권에 개입하지는 않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전통적인 토착 조폭인 미아리의 S파, 청량리의 K파, C파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파주 용주골에서 신흥 조직으로 부상하고 있는 S파 등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내 대표적인 윤락가인 ‘청량리588’과 ‘미아리텍사스’가 지역개발에 밀려 머지않아 시외곽으로 빠져나가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때에도 그동안 쌓아온 ‘지연’이 계속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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