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1
해당 글에 따르면 유부남인 A 씨는 부인과 자식을 두고도 어린 여승무원 B 씨와 바람이 났고 결국 이혼 위기에 처한 상태였다. 부인은 자식을 위해서라도 이혼은 피하고 싶었지만 A 씨의 강력한 요구로 결국 신혼집을 떠나 친정으로 거처를 옮겨야만 했다고. 이미 한 차례 남편의 외도를 용서한 바 있었던 부인은 속상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신혼집에 물건을 챙기러 갔던 A 씨의 부인은 집안에 다른 여자의 흔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기에 이른다. 불길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고 영상 속에는 남편 A 씨와 상대녀 B 씨가 진한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부인은 경찰을 대동해 신혼집에 들이닥쳤고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 사례 2
지난달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퍼진 하나의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에는 20~30대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몰래카메라인지 합의하에 촬영한 것인지는 불분명했지만 여성의 얼굴은 물론이고 특정 신체부위까지 적나라하게 공개돼 포르노물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이 영상은 이미 수개월 전에 불법사이트에 올라온 것이었다. 하지만 뒤늦게 화제가 된 까닭이 있었다. 최근에서야 영상 속 인물들이 국내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내 불륜 커플’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회사명은 물론이고 부서, 나이, 직급, 실명까지 공개되자 영상은 순식간에 퍼졌고 급기야 사생활에 대한 뒷말들도 덧붙여졌다. 남성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이며 여성 또한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얼굴이 정면으로 찍힌 증명사진까지 동영상과 함께 떠돌았는데 사건이 터지자 두 사람은 잠적한 상태라는 설까지 퍼졌다.
이렇듯 직원들의 은밀한 사생활이 급증하면서 기업의 발목을 잡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앞서 두 사례처럼 의도치 않게 불륜 사건의 무대가 되는가 하면 성추행, 치정 등 다양한 성추문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과거엔 주로 사내에서 소문이 퍼져 당사자들의 망신과 징계로 사건이 일단락됐지만 요즘은 한 번 소문이 나면 외부로 새어나가는 건 시간문제다. 더욱이 동영상, 사진, 증언 등 다양한 증거까지 동반돼 퍼지는 탓에 발뺌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이 됐다.
사측의 대응방법도 가지각색이다. 보통 “직원들의 사생활 문제이기 때문에 아는 바가 없으며 알 필요도 없는 내용”이라며 개인적인 문제로 일축하는 게 ‘정석’이다. 한 대기업 홍보실 관계자는 “성추문이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에 기업명이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것 자체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사건을 덮는 게 최선인데 인정을 하거나 일일이 해명을 하면 소문은 더 부풀려지기 마련이라 자연스레 ‘모르쇠’로 일관하게 된다”며 “물론 내부적으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여부를 결정한다. 물질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게 없고 아무리 사생활이라지만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지 않느냐. 요즘 이런 일이 빈번하다보니 징계도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은 강력한 감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감사팀을 상시 운용하면서 직원들의 비리를 추적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흔하고 자주 적발하는 게 사내 불륜이라고 한다. 한 대기업 감사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개 사내 불륜은 몇 달을 두고 은밀하게 추적한다. 보통 소문 등을 통해 첩보를 입수하거나 감사팀에 ‘제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승진을 앞둔 경쟁상대이거나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제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확인을 해보면 대개 맞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히면서 “일단 적발을 하고 나면 그 당사자들 조용히 부른다. 그리고 증거를 들이대고 다그치면 대부분 시인을 한다. 이 경우 회사에서 조용히 퇴사를 권고한 뒤 상황을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일부는 강하게 부인하며 저항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상대녀까지 같이 대면을 시키기도 한다. 사실 요즘 알려지는 직장 내 불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기업에서 미리 적발해 사태를 조용히 마무리 지어서 그렇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불륜사례는 상당히 많다. 감사를 하면서도 정말 많은 불륜사례들을 접하면서 놀랄 때가 많다. 일부 당사자들은 당당하게 ‘뭐가 잘못됐느냐’며 오히려 대들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신상정보가 잘못 알려져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앞서 언급한 ‘승무원 불륜 사건’ 역시 B 씨의 거짓 신상정보가 퍼지는 바람에 제3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공교롭게도 해당 항공사에 B 씨의 이니셜과 같은 승무원이 있었던 것인데 더욱이 두 사람은 비슷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 피해가 더 컸다.
졸지에 ‘불륜녀’가 된 여승무원의 한 지인은 “이니셜이 같다는 이유로 사건과 상관없는 사람의 사진이 유포됐다. 한동안 휴대전화에 불이 나 꺼두고 살 정도였다. 경찰에 도움을 청해보기도 하고 일일이 사진 삭제 요청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번 이런 식으로 잘못 유포된 정보는 바로 잡기 어려움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 어떻게 들통나나 회식자리서 취중진담 ‘황당’ 그들만의 은밀한 비밀이었던 불륜 관계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의외로 당사자들의 간 큰 행동으로 인해 입소문이 나는 경우도 많다. 회사에서 밀회를 즐기거나 외부에서 데이트하는 모습이 목격돼 사내에 소문이 퍼지는 것. 간혹 회식자리에서 술기운에 자신들의 관계를 발설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단다. 또한 친한 동료에게 영웅담처럼 자신의 불륜 사실을 털어놓거나 관계 정리에 대한 고민 등을 상담하다 일파만파 소문이 퍼지기도 한다. 고의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당사자들이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다. 휴대전화나 카메라에 저장된 데이트 장면이나 성관계 동영상 등이 실수 또는 해킹을 통해 외부로 유포되면서 관계가 들통 나는 것. 이럴 경우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증거가 확실해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처럼 한 번 외부로 새어나간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퍼진다. 진원지를 파악하기도 전에 온갖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심지어 증권가 ‘지라시’까지 합세해 소문을 퍼다 나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보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보태져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때론 자신이나 상대방의 가족들이 부적절한 관계를 눈치 채고 이판사판으로 폭탄을 터뜨리기도 한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법연수원생 불륜 사건’의 경우 장모가 1인 시위를 통해 사위의 외도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최근 발생한 ‘승무원 불륜 사건’도 남편의 끊임없는 외도에 화가 난 부인이 상대녀의 직장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박] |
| 사내 불륜 급증 까닭 “요샌 여성들 더 화끈…트렌드다” 승무원 불륜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을 무렵 해당 항공사 직원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이런 일 많다. 특히 기장과 승무원들의 그렇고 그런 불륜 관계는 우리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불륜 사실을 들키고도 각자의 배우자와 갈라서고 재혼한 커플도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회사 다니고 있다. 밖으로 크게 소문이 났다는 것 외에는 별로 신경 쓰는 사람 없다”라고 말했다. 어쩌다 ‘사내 불륜’이 이렇게 일상적인 사건이 됐을까.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 30대 남성은 “요즘은 기혼남녀끼리 몰래 만나는 게 트렌드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과거와 달리 결혼 후에도 직장에 나오는 여성들이 많다보니 굳이 밖에서 찾지 않아도 불륜 상대를 만날 수 있지 않은가. 게다가 따로 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매일 얼굴을 보는 관계고 동료들의 눈치를 피해 만나는 것도 스릴 넘친다”고 말했다. 또한 “기혼자들끼리 외도를 하면 서로 조심을 하기 때문에 배우자들한테 발각될 염려도 적고 오히려 가정에 더 충실해진다고 하더라. 나 역시 실제 사내에서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동료도 봤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회사에 근무하는 30대 남성 역시 “요샌 여자들도 적극적이다. 아무래도 화장품 회사이다 보니 여직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자기들끼리 불륜 얘기를 거침없이 하는 모습도 봤다. 또한 남자 직원이 입사하면 바라보는 눈빛부터도 다른 걸 느낀다. 기혼이든 미혼이든 노골적으로 관심을 드러내는 여직원들도 있다. 상사의 유혹을 거절할 경우 자칫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사전에 우리들(남자)끼리 블랙리스트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