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이렇게 용 울타리를 가꾸기 시작했던 것은 13년 전 은퇴한 후 집에서 머물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집 앞마당에 있는 울타리가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던 그는 곧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아내의 도움을 받아 울타리를 손질하기로 마음먹었다. 평소 전설의 동물인 용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터라 울타리 모양은 용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울타리는 길이 약 45m, 높이 6m의 거대한 초록색 용으로 변신했다. 날개와 다리 여섯 개도 달려 있으며, 툭 튀어나온 눈과 넓은 콧구멍을 보면 금방이라도 살아서 꿈틀댈 것만 같다.
용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 2주에 한 번씩 울타리를 다듬고 있는 할아버지는 “내 아내가 정원사이고, 나는 그저 지시에 따라 잔디를 깎거나 울타리를 손질할 뿐이다”라며 겸손해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