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신문들이 과당경쟁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오른쪽은 <문화일보>가 지난 9월26일 1면에 게재한 ‘기사 표절’에 대한 사과문. | ||
지난해 서울지역 무료신문 발행사 4곳(메트로, 데일리포커스, 데일리줌, 스포츠한국) 중 단 1곳만이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디어오늘>이 한국언론재단(이사장 정남기)의 ‘무료신문 실태조사’ 보고서를 입수, 보도했다. AM7은 별도 법인이 아니어서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은 무료신문이 과당경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가정배달 무료신문까지 등장해 신문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 같은 자료를 기초로 자체분석해본 결과, 지난해 메트로는 수억원의 흑자, 데일리포커스는 20억원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데일리줌은 지난 6월 현재 군인공제회의 초기 투자금 35억원에 대해 손실을 본 것은 물론 65억원을 대출받은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데일리줌에는 지난달 22일 팬텀컨소시움이 유상증자 형태로 26억원을 투자했다고 <미디어오늘>은 보도했다.
이들 신문사 중 매출액 항목에 응답한 2개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2백80억8천1백50만원이었고, 월평균(3개사 평균) 매출액은 19억6천만원이었다. 매출액 상위 2개사의 매출액 대비 월평균 광고비 비중은 99%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지출액에서 인건비(10%)와 인쇄제작비(42%)가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미디어오늘>은 이 같은 현상이 무료신문사들의 출혈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광고비 외에 다른 매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광고비 인상 혹은 발행부수 경쟁을 할 경우, 경쟁의 정도만큼 적자가 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하철(80%이상)을 중심으로 무가지가 매일 2백72만 부가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지난 12일 가정배달 무료신문 <유티피플>이 40만부를 목표로 창간돼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표절시비 한 달 새 3번
언론사간의 기사 표절이 도를 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벌써 3건이다.
KBS는 지난 7일 <조선일보>의 기사와 사진, 그래픽의 일부를 무단으로 표절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KBS는 이날 자사 인터넷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기사표절에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재하고 <조선일보>가 6일자에서 단독 보도한 ‘1895년 명성황후 시해에…발굴됐습니다’의 일부 내용과 그래픽을 표절했다고 시인하고 관련자에 대한 징계방침 등을 밝혔다.
이에 앞서 조선닷컴은 “KBS가 자사 홈페이지에 ‘명성황후’ 관련 <조선일보> 기사를 내용은 물론 사진과 그래픽까지 무단으로 베낀 기사를 올렸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었다.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 9월 <경향신문> 기사를 표절, 자사 지면에 사과 광고를 내기도 했었다.
<조선일보>는 9월14일자 ‘강남 아파트 여전히 재산세 적다’라는 기사를 통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31평형)의 시세가 올 1월보다 1억9천만원 급등했다”면서 그러나 강남 지역 아파트들의 재산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도했는데 <경향신문>은 이보다 이틀 전 ‘강남 재산세 턱없이 덜낸다’라는 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먼저 기사화했다.
<조선일보>는 이에 대해 지난 9월28일 A2면에 ‘기사 표절 사과합니다’는 사과기사를 내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문책하는 한편 취재와 기사작성에 정성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보다 앞서 <문화일보>는 지난 9월26일자 1면에 실린 사고를 통해 <조선일보>의 ‘반미만화 평통 공모전 대상 수상’기사를 표절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인사위원회를 열어 편집국장과 정치부장, 해당기자 등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었다.
이처럼 기사표절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한국언론재단(이사장 정남기)이 지난달 30일 개최한 ‘노스웨스턴대 리차드 로스 교수(언론학) 초청 강연회’에서 로스 교수는 “기자의 나태함이 표절과 오보를 양산해 낸다”며 “이런 문제는 기자 개인문제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회사 경영을 어렵게 만든다”고 질타했다.
언론인 사망 보상 화두로
서울신문 고 조승진 기자, CBS 고 여동욱 기자가 연이어 안타까운 사연으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기자사회에 가칭 ‘언론인 유족기금’을 조성하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기자협회보>가 지난 13일 보도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현재 유족 기금 조성 논의가 한창인 곳은 CBS. CBS 기자들은 고 여 기자의 사망과 이에 따른 유족들의 생활난 직면 상황이 향후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으며 CBS 노조와 기협지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사망과 관련한 원칙을 개정하거나 별도의 체계를 만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협회보는 전했다.
월간 <신문과 방송> 5월호에 따르면 2000년 1월부터 2005년 4월20일까지 언론인의 사망원인은 교통사고와 암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언론인의 평균 수명은 65세로 비교대상 11개 직업군 가운데 가장 짧았다.
이에 대해 <신문과 방송>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언론문화인 권위주의적인 상하관계, 타사와의 경쟁, 기사 낙종에 대한 강박관념과 끊임없는 긴장, 게다가 잦은 술자리와 폭음문화 등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올해 기자의 사망건수는 5건으로 이중 3건이 암, 1건이 과로사, 1건이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이었으며 2000년 이후 사망자 20명 중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8명 과로사는 3명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회사 내부 규정상 순직일 경우에만 공식적인 보상을 행하고 있지만 실상 사망한 기자들의 대다수는 질병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CBS의 여 기자는 업무상 사망이 아닌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었기 때문에 산재처리가 되지 않았으며 회사장이나 별도의 보상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였다. 그러나 여 기자의 경우 기협 CBS지회뿐 아니라 노사차원의 도움이 이어졌고 회사장도 치렀다.
CBS 노조와 기협지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사망과 관련한 원칙을 개정하거나 별도의 체계를 만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CBS의 움직임은 기자사회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덕준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