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포털 ‘로마켓’의 메인페이지. 유료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 ||
법률정보사이트 ‘로마켓’(대표 최이교)이 지난 8일 국내 처음으로 국내 5천6백여 명 변호사들의 모든 것을 유료로 공개해 화제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반발하고 있으나 일반인들은 많은 참고가 된다는 반응에서부터 흥미롭다는 반응까지 다양하다. 로마켓이 공개한 자료는 단순 인물 정보 수준이 아니라 재판 승패율과 수임 내역, 전문 분야, 그리고 법조 인맥 등 변호사들이 다소 밝히기 꺼려하는 부분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대한변협은 12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인터넷 법률포털 로마켓을 영업비밀침해죄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사이트를 찾는 사람은 줄을 잇고 있다.
로마켓이 분석한 변호사 수임 내역 관련 각종 순위와 특징, 그리고 법조인들의 인맥 관계 등을 살펴봤다.
# 역대 사건 수임 순위
로마켓이 지난 93년부터 조사한 사건 수임수별로 순위에 따르면 1위는 최성곤 변호사로 나타났다. 사시 26회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지난 87년 변호사 개업한 최 변호사는 실제수임건수 6천4백25건으로 1위에 올랐다.
서울지방법원 판사 출신의 홍기증(63·사시 5회) 변호사가 6천2백31건으로 2위, 사시 30기로 지난 91년 대구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임경 변호사는 5천5백75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 6월 전주시장 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시장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차종선 변호사(51·사시 26회)도 5천4백91건으로 5위를 차지했다. 전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86년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차 변호사는 전북대 총동창회장과 전주변호사회 회장을 맡는 등 전주 지역에서는 입지적인 인물로 평가 받아온 법조인.
일본통으로 국내외 법률 심포지엄 등에 법조인 대표격으로 자주 참석하는 등 외부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법무법인 소명의 경수근 변호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는 경기고 - 서울대 법대 동기로서 아주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조영일 변호사(62·사시 11기)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원 청와대 전 비서실장의 현대 비자금 사건 변호인 소동기 변호사도 2천4백86건을 수임했다.
▲ 대한변협 건물 전경. | ||
강력부 스타 검사 출신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전체 랭킹 46위에 올랐다. 지난 95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홍 의원은 2천6백여 건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 의원은 공동수임사건을 포함한 5천4백70건의 사건 재판에서 4천2백18건에서 승소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도 2천2백21건을 수임, 81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목포시변호사회 회장인 민주당 이상렬 의원이 공동수임건 포함해서 1천8백67건, 판사 출신으로 지난 94년 개업한 자민련 김학원 의원은 1천5백14건, 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정종복 의원은 1천5백17건을 수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열린우리당 우윤근 의원도 약 10여 년간 1천3백75건, 같은 법사위 소속 최재천 의원도 1천1백52건을 맡은 것으로 나와 있다. 약 2백여 명이 넘는 변호사를 보유, 국내 최대 로펌으로 평가받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표인 장수길 변호사는 10여 년간 5백93건을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사건 수임 순위
올해 사건 수임 랭킹 상위권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이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인 법무법인 국제의 김태우 대표 변호사가 6백55건을 수임해 1위를 차지했다. 역시 판사 출신으로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는 이원철 변호사가 6백44건으로 뒤를 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둘째 누나인 영옥씨의 사위인 정재성(43·사시 26기) 법무법인 부산 대표변호사가 4백44건을 수임, 3위에 오른 것도 이색적이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 숨겨진 딸 명예훼손 사건’의 담당변호사인 정 변호사는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으로도 위촉된 바 있다. 법무법인 부산의 권혁근, 최성주 변호사도 나란히 4·5위로 나타났다. 부산 지역 변호사들의 수임 건수가 대체적으로 많은 것은 지역 내에서 무역과 국제기업 관련 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법조인들의 반응이다. 한편, 사시 27회인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올 한 해에도 1백49건의 사건을 수임, 짭짤한 과외 수입을 올렸다.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