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유흥업소에서 노래를 부르는 접대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
노래방이라고는 하지만 ‘노래방’이라는 간판을 쓰지 않을 뿐더러 노래방도 아니다. ‘노래밤’, ‘노래궁’, ‘노래장’ 등의 유사 명칭을 딴 업소들로서 가족들끼리 갔다가는 좀 민망한 사태(?)가 벌어지는 업소들이다. 따라서 ‘북창동식 노래주점’이란 이곳 무교동 업주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업태라고 볼 수 있다. 거리에서 만난 한 노래방 관계자는 “저렴한 노래방과 룸살롱 문화가 교묘하게 결합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룸살롱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술과 여자 등 모두 가능한 곳이다”고 설명한다.
일단 이곳에서는 일반 노래방과는 달리 양주까지 판매를 하고 있으며 노래방 도우미도 제공을 한다. 기존에는 모두 하드코어 업소였으니 인테리어도 거의 룸살롱에 맞먹는 수준. 대리석과 화려한 조명, 거기에다 노래방 기기는 기본으로 설치해 놓았다.
특징적인 것은 일반 노래방처럼 보도방을 통해 도우미를 공급받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붙박이’라고 불리는 이런 유의 도우미들은 오후 5시를 전후해서 업소로 출근, 본격적으로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이렇게 붙박이를 선호하는 이유는 최근 들어 일반 노래방에서의 도우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해 제 시간에 맞춰 도우미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과 룸 안에서는 손님들과 옷을 벗고 함께 놀아줘야 한다는 특징 때문이다. 기존 노래방 도우미들은 나체 서비스를 거부하기 때문에 무교동 노래방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도우미들의 평균 연령은 다소 높다. 룸살롱이 20대가 장악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노래방은 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노는 수준도 다소 점잖을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것이 이곳 업소 관계자들의 얘기. 대표적인 예로 이들은 룸 안에서 ‘나체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사실 북창동의 경우도 처음에 ‘인사’를 할 때에는 옷을 모두 벗지만 그 후에는 최소한의 옷을 걸친다. 하지만 무교동 노래방은 다르다는 것. ‘연로(?)’한 나이를 ‘화끈한 서비스’로 만회한다는 식이다. 가격은 1인당 10만원 정도. 북창동이 1인당 30만원에서 35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노래방 관계자는 “무교동 노래방은 북창동 룸살롱과 일반 노래방의 중간 정도 수준의 틈새시장이라고 보면 된다”며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일반 노래방 도우미보다는 더 화끈한 서비스를 원하는 손님들이 우리의 타깃”이라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에 따라 이곳의 매상도 점차 오르고 있는 추세다. 특히 그간에는 종로 쪽으로 넘어갔던 직장인들의 단체 회식 등이 다시 무교동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 때문에 노래방의 매상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이남훈 르포라이터 freeho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