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최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선이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이는 보험료 부과와 관련된 민원이 한해 평균 5,700만 건을 넘어서고 있는 등 국민 불편함이 많은데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강진석 자격부과부장을 만나 글로벌 건강보험제도로 도약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비전과 공단의 현안사항에 대해 들었다.
-최근 건보공단 부산지역본부 자격부과부장으로 왔다. 소감은?
이달 1일자로 자격부과부장으로 발령받았다. 발령 후 짧은 시간이지만 하루 종일 민원전화 등으로 고생하는 직원들을 보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등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과 불만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요즘 우리 건강보험제도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한마디로 우리나라가 12년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전 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원조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이 127년, 빠르다는 일본도 36년이 걸린 전 국민 건강보험 적용을 우리는 단 12년 만에 달성했다.
이에 따라 이미 우리 건강보험제도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주목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이 UN의 새천년 2차(2016년~2030년) 개발 아젠다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김종대 이사장이 우리 건강보험을 수출한다고 했는데 어떤 근거에서 나온 건가?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의료보험을 개혁하면서 우리 건강보험제도를 좋은 사례로 언급했고, 매년 개최되는 우리공단 국제연수과정에는 지난 11년간 53개국에서 476명이 다녀갔다.
주로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에서 연수생을 파견하고 있는데 이들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참고해 자국에 건강보험제도를 새로 도입하거나, 전 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하고자 우리 공단 연수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즉, 우리 건강보험을 롤 모델로 삼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 제도를 수출하게 되면 부수적으로 창출되는 효과도 많을 것이라고 보는데···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될 UN의 새로운 새천년 개발 목표(post-MDGs)에 보편적 건강보장이 포함되게 되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고, 우리 건강보험이 글로벌화 되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런 기회를 살려 건강보험제도를 수출하게 되면 연관 산업의 성장과 고용창출 효과도 매우 클 것이다. 관련 IT 및 의료산업에 대한 고용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런 우수한 우리 건강보험도 치명적인 결함을 가져 향후 수출을 위해선 꼭 개선해야 될 부분이 있다는데···
우선 현재의 보험료 부과체계를 살펴보면, 보험료 부담의 불형평성을 유발하는 복잡한 부과기준이 있고, 그에 따른 부과 민원이 급증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전 국민에게 동일한 보험료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우리 건강보험은 전 국민이 동일한 보험 내에서 같은 기준으로 의료서비스를 받고 하나의 보험재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모든 가입자가 동일한 부과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해야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부과체계가 지속되면 향후 더욱 문제란 얘긴데···
한해 5,700만 건에 달하는 민원도 문제지만, 당장 내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된다.
만일 현재의 부과체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게 된다. 이로 인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되는 것은 물론, 정부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활발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보험료 부과체계가 개편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전 국민 건강보험이 실시되기 이전에는 큰 병에 걸리더라도 치료비가 없어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생명을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비일비재 했다.
이제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건강보험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모든 국민이 필요시 치료비 걱정 없이 양질의 진료를 받고 있다.
이런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세계에 내놓기에는 부끄러운 내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결함을 빠른 시일 내에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선, 전 세계로 수출해 보편적 건강보장에 이바지하고 대대로 후손들에게 남겨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용성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