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
[일요신문]강원도교육청 영월교육지원청이 실시한 초·중학생 해외어학연수 위탁용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9일 영월교육지원청이 실시한 `2014 초·중학생 해외어학연수 위탁용역`에 A사, H사, M사 등 3개 업체가 참여했다.
같은 달 14일 이들 3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 실시한 영월교육지원청은 A사와 H사를 제안서 부적격 업체로 탈락시켰다. 이에 M사가 단독으로 가격 개찰에 참여해 3억7100만 원으로 낙찰 받았다.
설명회에서 M사가 뉴질랜드 현지 학교의 위조된 입학허가서를 제시하며 경쟁 업체와의 차별성을 강조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A사는 영월교육지원청에 뉴질랜드 현지 학교로부터 받은 진짜 입학허가서를 제출하고 M사의 서류가 조작됐음을 주장하며 이의제기를 했다.
M사의 뉴질랜드 학교 입학허가서 서명이 가짜임을 확인한 영월교육지원청은 낙찰을 무효화하고 지난 5월 27일 재입찰공고를 냈다.
문제는 재입찰공고의 원인 제공자인 M사가 입찰에 참여하고 6월 13일 또 다시 낙찰을 받았다는 것.
재입찰에는 A사를 제외한 H사와 M사가 참가했으며 H사는 제안서 부적격으로 탈락했다. 결국 M사만 단독으로 참여해 이전 입찰 가격보다도 300만 원 높은 가격인 3억7400만원에 낙찰 받았다.
A사는 재입찰 원인 제공자인 M사가 다시 입찰에 참여하자 영월교육지원청에 이의를 제기하며 제안서 접수를 포기했다.
A사는 “입찰 제안 시 현지 학교 공문과 날인을 위조한 업체로 인해 재입찰을 하게 됐는데 문제를 일으킨 업체가 아무런 페널티도 받지 않고 어떻게 또 입찰에 참여하게 됐는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자 강원도교육청은 “M사가 제출한 계약서의 학교 서명이 위조된 것은 사실이나 서명은 M사가 아닌 M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뉴질랜드 현지법인이 위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낙찰 받은 M사 대표와 뉴질랜드 현지법인 대표는 서로 형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교육청은 대표자명 등 기초적인 사항 몇 가지만 제대로 확인했다면 쉽게 알 수 있는 사항을 간과한 것이다.
따라서 뉴질랜드 현지법인이 잘못했기 때문에 국내업체인 M사의 입찰 참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와 별도로 M사가 수년간 타 업체들보다 강원도에서 월등한 낙찰 실적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업체간 단합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올해 강원도교육청 산하 영월ㆍ태백ㆍ삼척교육지원청이 진행한 어학연수 관련 입찰에서도 M사와 H사는 항상 함께 참여했다. 두 업체는 제안서 접수 및 설명회 때 동일한 인물이 M사의 입찰 대리인도, H사의 대리인도 맡아 설명회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세 곳의 교육지원청이 실시한 입찰에서 두 업체가 모두 낙찰 받았다.
M사와 H사는 가격 개찰 시 최저가 업체가 선정된다는 점을 이용해 한 업체는 고가, 한 업체는 저가의 입찰가를 제시함으로써 타 업체를 견제해 왔다.
또한 경쟁 업체 없이 두 업체만 입찰에 참여하게 돼 1, 2위로 나란히 선정되면 낮은 가격을 써낸 1위 업체가 계약을 포기하고 높은 가격을 제시한 2위 업체가 선정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비용 상승으로 업체는 이익을 봤지만 국민 혈세는 낭비된 것이다.
더군다나 M사와 H사를 번갈아 가며 입찰에 참여한 C씨의 경우, 부친이 현재 강원도교육청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정성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