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업원을 이용한 퇴폐 일식집은 사실 여의도에서도 좀 역사가 된 편이다. 한때 주춤하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한다. 밀폐된 다다미방에서 손님들에게 1 대 1로 붙어 술을 따라주고 회를 먹여준다. 뿐만 아니다. 여성종업원은 자신의 신체 일부를 안주삼아 손님의 입에 넣어준다. 문제는 이런 퇴폐 일식집이 ‘일반 음식점’ 으로 영업된다는 사실이다.
회사원 박 아무개 씨는 지난달 중순 동료의 소개로 여의도에 위치한 한 일식집을 찾았다. 지하 입구로 연결되는 일식집 내부는 여느 일식집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주문 방식은 달랐다. 음식과 함께 소위 말하는 ‘아가씨’도 주문해야 했다. 박 씨는 “마담이 들어와 아가씨 몇 명이 필요하냐고 묻는데 처음에는 당황했다”며 당시 기억을 되살렸다.
물론 모든 자리에서 여성 접대부를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서 여성 접대부가 1 대 1로 접대를 하는 방은 총 6개. 통로를 따라 일렬로 자리 잡은 다다미방에서만 여성 접대부를 부를 수 있다. 때문에 한켠에는 가족끼리 온 손님들로 자리가 채워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업소에서 접대부를 옆에 앉히려면 무조건 8만 원짜리 코스를 시켜야 한다. 여기에 접대부 봉사료 6만원이 추가. 최소한 1인당 14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이곳에 고용된 여성 접대부는 5명 이상으로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사이. 낮에는 서빙을 하다가 밤이 되면 옷을 갈아입고 접대부로 변신한다.
박 씨에 따르면 접대부의 서비스 수위는 아찔하다. 서로 팔짱을 낀 채 술을 마시는 ‘러브샷’은 기본. 심지어 일부 유흥주점에서 즐겨하는 ‘계곡주’(여성의 특정부위에 술을 부어 마시게 하는 행위)까지 서슴없이 행해진다. 이에 박 씨는 “마치 룸살롱이나 북창동 등 유흥주점에서 회를 먹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퇴폐영업을 하는 일식집은 여의도만 세 군데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폐 일식집을 찾는 고객은 주로 30대 직장인부터 50대 자영업자까지 다양하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도 가끔 방문한다는 것. 여성종업원 김 아무개 씨는 “여의도라는 지리적 요건 때문에 정치인이나 연예인들도 종종 찾는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물론 퇴폐영업은 비단 일식집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취재 중 만난 한 유흥업소 종사자는 “얼마 전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한정식 집에도 식사 도우미가 있지 않았느냐”며 “퇴폐행각을 벌이는 한정식집이 강남과 강북에 걸쳐 상당수가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부 한정식집의 경우 지하에 노래방 시설이 있는 곳도 있다”며 “심지어 알몸으로 노래를 부르는 곳도 있다더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퇴폐 영업을 일삼는 일부 음식점에 대해 속수무책이다. 한 구청의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오직 유흥업소에서만 접대부를 고용할 수 있다”면서 “만약 일반음식점에서 접대부를 고용해 술을 판다면 그건 불법”이라며 다소 당황스러워 했다. 오히려 그는 취재진에게 “일식집에서 접대부를 고용해 퇴폐 영업을 하는 게 사실이냐”고 반문했다.
현행법규상 음란 및 퇴폐영업을 하다 적발되면 영업정지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업소들이 단골을 상대로 비밀리에 영업을 하는 등 점조직화 돼있어 단속의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아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