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한 장면. | ||
더 이상 내가 평균일까 아닐까,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하는 고민은 하지 말지어다. 그저 당신의 충동을 따라가면 된다. 혹여 양심이나 도덕성과 정반대되는 행동이어서 내부적으로 갈등이 생긴다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여과 과정은 필요하겠다. 이 과정은 자기 내부의 판단으로부터 일어나야지 외부에서 정해놓은 궤도를 그대로 따라가는 건 옳지 않다. 평범녀 50인이 어떤 섹스 라이프를 겪고 있는지 그녀들의 고백을 경청해 보시라.
# 욕구 따라 ‘하룻밤’
“술을 좀 과하게 마셨다 하면 꼭 원 나잇 스탠드로 이어진다. 얼마 전에는 남자 둘 여자 둘이서 여행을 갔는데 만취해서는 다른 사람도 있는 방에서 그 ‘짓’을 해버린 거다. 이 정도 되면 진짜 병이다.” (32세·회사원)
“올해 서른하나. 스물아홉에 처음 섹스를 했다. 해도 해도 너무 늦은 첫 섹스였는데,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내가 그렇게 섹스를 좋아하는 사람인지 몰랐다. 첫 남자와 헤어지고 채팅을 통해서 어떤 남자를 알게 되었다. 그 남자와 1년간 미친 듯이 해댔다. 돌이켜보면 속궁합이 정말 잘 맞는 사람이었다. 그와의 섹스가 너무 좋아 동거할 생각까지 했으니까. 섹스 중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무렵 헤어졌다. 그때부터 원 나잇 스탠드는 주말에 즐기는 여가와 같은 것이 되었다.” (31세·학원 강사)
“지금껏 만난 섹스 파트너 8명, 섹스 한 횟수도 8번. 한 사람과 하룻밤 이상 지내 본 일이 없다. 만나보자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다시 만나기가 꺼려진다. 나는 뭘 두려워하는 걸까.“ (30세·프리랜서)
# 문어발 파트너 불사
“그동안 섹스 파트너를 6명쯤 갈아치웠다. 남자친구와의 섹스가 특별히 불만스럽지는 않다. 만약 척도를 매기자면 10에 6 정도의 만족도. 섹스 파트너들은 각기 다르다. 남자친구보다 더 불만족스러웠던 남자도 있었고. 근데 문제는 남자친구와 만족스럽든 그렇지 않든 계속 다른 남자와도 하고 싶다는 거다.” (26세·디자이너)
“예전 남자친구가 섹스를 못했다. 성격 좋고 돈 많고 다 좋은데 치명적인 단점, 섹스를 못해서 이별을 고려했을 정도니까. 그래서 결국 상습적인 바람을 피웠다. 이 남자 저 남자, 그네들에게 나는 남자친구가 있으니 섹스만 하자고 했고 남자들은 얼씨구나 하고 좋아했다. 그때는 남자친구와의 섹스가 불만족스러워서 섹스 파트너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와 헤어지고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 그는 섹스머신이랄 정도로 잘한다. 그런데 나, 그때처럼 섹스 파트너를 갈아치우고 있다.” (28세·비서)
# 밤마다 나홀로 만족
“섹스는 자위에 비하면 너무 귀찮은 일이다. 고작 몇 십 초의 쾌락을 위해서 짧게는 10분, 길게는 한 시간까지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내 쾌락만 느끼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하고…. 그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귀찮다.” (29세·간호사)
“몇 개월 전 심심풀이로 바이브레이터를 샀다. 요즘에는 밤이면 밤마다 바이브레이터를 쓴다. 자려고 누웠을 때 5분 정도 간단하게 하는 자위는 잠들기 전 심신의 안정을 찾기 위한 요가 혹은 독서 같은 것. 이제는 하도 습관이 돼서 잠들기 전에 안하면 잠이 잘 안 온다.” (24세·사서)
# 섹스리스 라이프
“남자친구와 사귄 지 벌써 6년이다. 이젠 서로의 몸을 보며 흥분하는 일은 없다. 우리는 이렇게 섹스 한다. 나란히 침대에 누워서 두런두런 얘기하며 각자 자위를 한다. 몇 년 전에는 서로를 더 자극하려고 번갈아 가면서 자위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각자 볼일 보듯이…. 쓸쓸한 풍경이긴 한데, 어차피 섹스도 뒤엉켜 눈치보며 서로의 욕망을 채우고 채워주는 게임일 뿐 아닌가.” (34세·기자)
“결혼을 결심할 만큼 남자친구를 사랑하는데, 문제는 섹스가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이게 지금 남친과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예전에 만났던 남자들과의 섹스도 하나같이 즐겁지 않았다. 그들이 섹스를 너무 못해서? 아니, 몇몇은 꽤 잘하는 축에 속한다. 지금의 남자친구도 흠잡을 데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가 유혹해오면 ‘왜 또?’라는 생각부터 든다. 혈기 왕성할 20대 중반인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27세·교사)
안동선 앙앙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