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석집 골목’ 밤 풍경. | ||
그저 ‘허름한 집이니 값도 싸겠지’라고 생각했다가는 큰 오산이다. 일단 1인당 기본으로 맥주 5병에 5만 원이 계산된다. 안주는 무료다. 하지만 맥주병 자체도 일반 편의점이나 슈퍼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소형인 데다가 손님 몰래 술을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10분만 앉아 있어도 금세 술이 바닥난다. 특히 아줌마들의 정신없는 수다에 끌려가다 보면 맥주를 연속적으로 추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1인당 30만~40만 원이 넘는 고액을 쏟아붓게 된다. 이 정도 돈이면 룸살롱에도 갈 수 있는 큰돈. 그저 ‘싼 맛’에 갔다가 된통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칭 ‘방석집 마니아’라고 칭하는 이 아무개 씨는 방석집에서 ‘당하지 않는 비결’에 대해서 “압도하지 않으면 압도당한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상대 여성들은 화류계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수백, 수천 명의 남성들은 만나본 여자들이다”라며 “서로 타협하고 흥정해서 뭔가를 얻어낼 생각이라면 애초에 그러한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충고한다. 따라서 이 씨는 일단 방석집에 가게 되면 자신이 최대한 많이 놀아본 것처럼 한껏 폼을 잡고, 때로는 단호하면서도 유머스럽게 그녀들의 행동을 제지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 술 버리면 재미없다’, 혹은 ‘서로 맘 터놓고 딱 한 시간만 신나게 놀자’ 등의 약간의 양아치스러우면서도 딱 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이 씨는 또한 그녀들의 화려한 언변에 넘어가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술을 계속 시키려는 그녀들의 노력은 생각보다 끈질기고 강하기 때문에 절대로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 무엇보다 술자리를 끝내고 나올 때 가장 긴장하라고 주문한다. 사실 애초에 정해진 돈만 주고 나와도 되지만 지속적으로 팁을 요구하는 ‘애처로운 모습’을 보인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한푼 두푼 나가게 되면 어느새 지갑은 텅텅 비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남훈 르포라이터 freeho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