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김우중 회고록’의 집필을 준비했던 소설가 주치호 씨는 2003년 7월 다큐멘터리 소설 <김우중 비망록>을 출간하면서 김우중 전 회장 측과 인연을 맺었다. 율산그룹, 동서증권, 동원산업 등에서 재무회계 분야 전문가로 활동했던 주 씨는 84년 율산그룹의 몰락 과정을 그린 <서울은 지금 몇 시인가>를 통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주 씨와 나눈 일문일답.
―김우중 회고록 집필 제의를 처음 받은 것은 언제인가.
▲지난해 4월경 연락을 받았다. 당시는 김 전 회장이 귀국하기 전이었다. 비밀을 지켜달라는 전제로 내게 말하기를 ‘곧 김 회장은 귀국할 예정이고, 귀국 후 8월 15일 특별사면이 이뤄지게 되면 바로 회고록 집필에 들어가야 하니 다른 집필 작업을 하지 말고 좀 대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김 전 회장 측의 누구와 접촉했나.
▲부인 정희자 여사와 대우그룹 측근들이었다.
―그쪽에서 하필 주 작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하던가.
▲내가 2003년에 <김우중 비망록>이란 책을 썼는데 측근을 통해 김 전 회장이 그 책을 해외에서 보고 ‘사실에 가장 가깝게 쓴 글’이라는 소감을 밝혔다고 했다. 그 책은 내가 개인적으로 잘 알고 지내는 후배인 박태웅 전 대우자동차 부사장(대우인회 회장)이 많은 자료 도움을 줘서 집필했다.
―당시 김 전 회장 측근이 언급했다는 ‘8월 15일 사면 예정’은 무슨 이야기인가.
▲김 전 회장 측근이 내게 말하기를 ‘노(무현) 캠프하고 얘기가 잘 돼서 귀국하게 되면 형식상 절차를 거쳐서 8·15 특별사면이 될 것이다. 그때부터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니 준비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런 제의가 있고 얼마 후에 신문에서 김 전 회장이 귀국할 것이란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실제 두 달 후에 김 전 회장이 귀국하는 거다. 나도 깜짝 놀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8·15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랬다. 나도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물어보고 했는데 그쪽에서도 난리가 났더라. ‘사면해주기로 약속까지 다 해놓고 이게 무슨 일인가. 완전히 사기당했다’면서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였다.
―8·15사면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회고록 집필 계획도 무산된 것인가.
▲그런 셈이다. 처음에는 그쪽에서 좀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그 후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노 캠프와 약속을 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디를 말하는 것인가.
▲나도 깊이 물어보지는 못했다. 다만 노 캠프의 부산지역 측근 인사들이라고 하더라.
―당시 집필을 준비하면서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어떤 비망록 같은 자료를 받은 게 있는가.
▲받기 전에 계획 자체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직접 받지는 못했다. 다만 얘기는 들었는데 김 전 회장이 해외에 체류하면서 많은 메모를 했다고 하더라. 본인이 직접 쓰려고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건강도 안 좋고 해서 전문 작가한테 맡길 예정이었다고 한다. 듣기로는 내게 제의를 하기 전에 유명 작가인 고 아무개 씨와 먼저 접촉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고 씨가 낸 책이 김 전 회장의 의도와 맞지 않았던가 보다. 그래서 다시 내게 부탁하는 것이라고 했다.
―2003년 <김우중 비망록> 집필 당시에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았다고 했는데.
▲브리핑용 등의 회사 문건들이었다. 당시 A4 용지 약 80매 정도의 문건을 받았다. 하지만 그때는 김 전 회장이 해외 체류 중이었기 때문에 김 전 회장의 메모와 같은 비망록은 없었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
“사면 후 바로 쓰려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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