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강변도시 인근 주민 100여명이 지난 26일 분당 LH 본사를 찾아가 수산센터 가이주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건립사업이 각종 가이주단지 조성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28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하남사업본부에 따르면 총 10조 원을 들여 덕풍·망월·풍산동 일원에 546만㎡ 규모로 조성되는 미사강변도시 조성사업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일부 철거대상 업체들이 ‘떼법’으로 맞서며 가이주단지 마련을 요구해 공사 일정이 원래 계획보다 늦춰지고 있다.
실제 3공구 내 28블록의 경우 오는 12월 1542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지만 현재 공정률은 0%에 가까운 실정이여서 입주채비에 비상이 걸렸다.
28블록 아파트가 건설돼야 할 주변 부지에는 2011년 LH가 보상을 완료했음에도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80여개의 수산업체가 버젓이 영업 중에 있다.
이들 업체는 상·하수도 등 아파트 도시기반시설 마련을 위해 모두 철거해야 할 대상이다.
그럼에도 이들 업체는 영업 중단 최소화 등을 이유로 들며 막무가네식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들 상인은 당초 20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미사강변도시 사업 추진 이후 다른 곳으로 자진 이주했고, 지금은 87명의 상인들만 남아 조합을 결성, 자신들이 원하는 지역에 가이주단지를 만들어달라며 철거를 방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LH 하남사업본부는 20억여 원을 들여 풍산동 일원 자족시설용지(U2부지)에 3만3000㎡(1만여평) 규모의 가이주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지역 주민들은 환경오염 등이 우려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민 100여명은 지난 26일 오전 분당 LH 본사를 찾아가 이에 항의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주민 유모씨는 “내 집 코앞에 악취 등을 유발하는 혐오시설이 들어선다면 누가 가만있겠느냐”며 “주민들과 단합해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이달 초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등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최모씨는 “보상을 마친 수산업체에 대해 수십억 원을 추가로 들여 가이주단지를 만들어 주는 것은 또 다른 이중보상 논란은 물론, 자진 이주 업체 간 형평성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며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업지구 내 가이주단지 조성은 LH 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알고 있다”며 “향후 거센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재 국회의원(새누리당·경기 하남)도 “가이주단지는 민원 등을 감안, 지구단위지역 밖에 설치함이 타당하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지난 25일부터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LH 관계자는 “28블록 입주기한을 맞추기 위해 가이주단지 제공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많은 비난과 민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LH는 지난해 말 9억여 원을 들여 미사 사업지구인 덕풍동 7 일원 1만5443㎡ 부지에 전체 건축면적 7887㎡, 연면적 8006㎡ 규모의 공사용 가설건축물 9동을 지은 뒤 보상을 끝낸 철거대상 20여개 제조업체를 편법 입주시켜 이중보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