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신문에 실렸던 주수도 회장과 김 여인을 찾는 현상수배 광고. | ||
JU 다단계 사기 피해를 당한 한 전직 여성 사업자의 이 같은 육성 토로는 그룹 내에서 ‘신’처럼 군림해온 주 회장의 존재를 짐작케 한다. 지난 5월 17일 부산에서는 평범한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JU에 빠져 2억 5000만 원의 거액을 날리자 남편에게 폭행을 당해 숨진 사건도 발생했다.
단순한 금전적 피해 여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작성된 ‘국정원 보고서’와 최근 검찰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주 회장의 내연녀로 몇몇 여성들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주 회장의 꾐에 빠져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내연의 관계에까지 빠진 여성 8명이 주 회장에 대한 고소를 함께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현재 JU 핵심 관계자 가운데 유일하게 검거하지 못한 최상위 사업자 김 아무개 씨(여·47)와 주 회장과의 관계를 의심받고 있는 JU백화점 이사 K 씨 등은 주 회장의 최측근으로 ‘JU 비자금 은닉처’로 지목받고 있다. 이처럼 주 회장 주변은 돈과 여성들이 한데 얽혀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항변이다.
현재 수배 중인 여성 사업자 김 아무개 씨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JU 최상위 사업자인 ‘크라운’ 등급으로 수많은 회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것 정도다.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김 씨는 무려 60억 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수당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JU의 전형적인 비자금 조성 방법으로 보고 있다. 즉 전산 조작과 매출 조작을 통해 측근에게 고액 수당을 지급하고 그 일부를 비자금으로 은닉하는 방식이라는 것.
김 씨는 주 회장에 이은 ‘2인자’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핵심 실세지만, 검찰 수배망을 지난 2002년에도 교묘하게 빠져 나갔고 현재도 유일하게 법망을 피해 도피 중에 있다. 베일에 가려져 있다 보니 주 회장과 특수 관계라는 등의 설이 많지만 주변에서는 동업자적인 관계로 보고 있다. 김 씨가 워낙 경영 수완이 뛰어나다 보니 주 회장으로서도 그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는 것.
실제 <일요신문>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수소문한 결과 김 씨의 과거 전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그는 한때 잘나가던 보험설계사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18년간 보험사에서 근무하며 억대 연봉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주변 친화력과 인맥이 대단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JU그룹의 전신인 주코그룹 시절부터 주 씨와 함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룹 주변에서 ‘대장암 말기를 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고 한때 ‘JU 매출의 70% 이상을 김 씨 라인이 기록했다’는 신화를 낳기도 한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사실상 최상위 사업자 등급인 ‘크라운’은 4명으로 오 아무개 씨 등 나머지는 구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김 씨가 단연 최고의 ‘제1사업자’였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다.
핵심 관련자인 김 씨를 검거하지 못하자 야당에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3일 공식 성명을 통해 “주 회장 등 다른 핵심 관계자들은 다 검거하면서 검찰이 김 아무개 여인을 못 잡고 있다는 것은 미스터리다. 청와대와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이 다단계로 연루되어 있는 JU 게이트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핵심 인물 검거를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피해자 모임 측의 한 인사도 “김 씨는 우리도 그 행방을 전혀 알지 못한다. 워낙 행방이 묘연해 이미 해외로 빠져나간 것이 아닌가 싶다”고 추정했다.
이외에도 JU의 법조계 상대 여성 로비스트로 의심받고 있는 사업자 강 아무개 씨와 비자금 관리와 돈 심부름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JU 비서실의 한 여비서 등 주 회장과 특수 관계이거나 최측근으로 지목받고 있는 여성들이 잇따라 검찰에서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외부에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주 회장의 사실상 최측근이자 대리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는 JU백화점 이사 K 씨의 존재는 자못 흥미롭다. 그는 ‘국정원 보고서’에서 주 회장의 ‘내연녀’로 거론되고 있다. 보고서는 K 씨와 그의 동생을 주 회장의 또 다른 비자금 은닉처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 <일요신문>에서 JU 계열사들의 주식 보유 현황을 집중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K 씨와 그의 동생은 오히려 주 회장이나 김 씨 등 그동안 언론에 소개된 핵심 관계자들보다 훨씬 더 많고 다양한 형태로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또한 JU의 핵심 계열사 주식을 다량으로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이들이 아니면 그룹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라는 말도 가히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수많은 JU 계열사 가운데 주 회장이 직접 출자한 핵심 회사로 (주)유니맥코리아, (주)JU E.T.C, (주)한성에코넷, (주)유티앤, (주)세신 등이 있는데 K 씨는 지난해 6월 현재 유니맥코리아의 최대주주(19.49%)였다. 동생 K 씨는 2002년 당시 38.76%의 지분을 지닌 JU프로덕션(JU E.T.C의 전신)의 최대 주주였다. 그는 JU E.T.C로 바뀐 올해 3월 현재도 20.04%의 지분으로 여전히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6월 (주)한성에코넷에 합병된 (주)유티앤의 경우 초창기인 2002년 3월 당시 동생 K 씨의 지분이 자그마치 62.05%였다. 한성에코넷과 유티앤의 합병은 주 회장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겨다 줄 정도로 JU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 관계자들은 주 회장이 사실상 K 씨와 그의 동생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채 실소유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K 씨와 동생의 막강 위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JU 계열사인 (주)에스엘테크의 지분을 각각 50%씩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 주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에스엘테크는 온수세정기를 제조하는 회사지만 지분 관계를 보면 JU그룹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JU네트워크를 비롯, JU백화점, JU피닉스 등에 15~30%에 이르는 지분을 소유한 최대 주주다. 사실상 이들이 JU의 핵심 회사들을 움직이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외형상 주 회장과 K 씨 등은 아무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에스엘테크와 주 회장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셈이다. 주 회장은 이런 식으로 특수 관계에 있는 여성들을 사업을 위해 다각도로 활용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1956년생으로 알려진 주 회장은 결혼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그룹 주변 관계자들은 주 회장이 독신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그의 사생활은 별로 알려진 것이 없으나 전하는 바에 따르면 지난 94년 부인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자연스럽게 별거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 회장이 주변의 여성들과 화려한 스캔들을 흩뿌렸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도 비자금 수사 과정과 피해자들의 고소를 통해 자연스럽게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