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한 업소에서 전부 ‘에이스급’만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 아가씨들을 소화할 수 있는 손님이 ‘충분히’ 오지 않으면 말짱 헛일이 되고 만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오라는 곳 많은 ‘오리지널 에이스급’들은 더 이상 그 업소에 있지 않고 떠나게 된다. 그렇다고 ‘성실한 붙박이’ C급 선수들만 가득하다면 이 경우엔 손님들이 다른 업소를 찾아 떠나게 되니 이 역시 난감한 일이 된다.
이와 흡사하게 업소가 보유한 아가씨의 수가 평균 손님 수에 비해 너무 많거나 적어도 영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소규모 업소의 경우 손님이 넘쳐 아가씨가 부족할 경우 그 즉시 ‘보도방’을 통해 아가씨를 조달하면 되지만 웬만한 중대형 업소에선 지속적인 매출 향상을 위해 ‘뜨내기 보도 아가씨’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 관례. 따라서 업주로서는 가장 ‘적절한 숫자의 아가씨들’을 출근시키는 이른바 ‘황금 비율’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유흥가에 이러한 ‘공식’이 따로 존재한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다양한 업태의 유흥업소를 경험해본 한 유흥업 관계자는 “일명 텐프로급에서는 ‘보유룸 수×1~1.5인’, 텐프로보다 한 급수 낮은 ‘쩜오’(0.5)급나 클럽 등에서는 ‘보유룸 수×1.5~2인’, 그리고 좀 더 대중화된 업소인 퍼블릭에서는 ‘보유룸 수×2.5~3인’을 출근시킨다”고 말한다.
쉽게 생각하면 텐프로 업소의 경우 5개의 룸이 있으면 아가씨가 5명에서 최대 8명까지, 쩜오나 클럽에서는 최소 8명에서 10명까지, 퍼블릭의 경우 13명에서 15명을 출근시킨다는 것. 이렇게 하면 손님이 몰려도 아가씨가 부족하지 않고 또 출근하는 아가씨들에게 최소한의 수입을 맞춰 줄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황금비율’이 성립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러한 계산법의 배경에는 텐프로급 고급 룸살롱일수록 손님들이 적은 대신 ‘따블’(아가씨가 두 테이블을 오가며 서빙하는 것)이나 ‘따따블’이 시스템화되어 있고, 대중화된 룸살롱인 퍼블릭 등으로 내려갈수록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 대신 ‘따블’없이 고정으로 묶여 있어야 한다는 도식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각 업소들에서 소위 ‘에이스’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업주들은 10명 중에 2~3명, 그러니까 20%~ 30%선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엔 손님들이 모르는 약간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논현동 텐프로 업소 마담 혜민 씨는 “사실 에이스급이 20%~30%선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비율 이상을 높이지 않는 다른 이유도 있다”며 “적절한 선을 조절하지 못할 경우 그보다 못한 아가씨들이 떨어져 나갈 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눈도 덩달아 높아져서 다른 동급 업소의 에이스급이 우리 팀에 와선 ‘주전’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한 시즌을 원활히 운영해야 하는 ‘감독’의 입장에선 20승 투수 한두 명보다는 10승 투수 서너 명이 더 마운드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구성모 heymantoday.com 대표 heymantoday@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