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클럽에서는 이렇게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거나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고 별도의 쇼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중후한 룸살롱의 멋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한 업소에 출근하는 아가씨가 200명이 넘는 곳은 이런 클럽식 룸살롱밖에 없다고 한다. 주말에도 늘 70여 명씩 출근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접대나 모임이 잡혀도 파트너나 자리가 없어 입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클럽은 주로 접대 전문 룸살롱시스템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즐기는 만큼 어떤 아가씨를 파트너로 선택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다.
서울 삼성동 G호텔에 위치한 빅맨 룸살롱(cafe.daum.net/bigservice)의 김도형 상무(34·얼굴 사진)는 10년간이나 클럽에서 일해온 ‘정통 클럽맨’. 대개의 업소들이 영업하다가 매출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새로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하는 식으로 손님이나 영업진들을 물갈이하는 것이 다반사. 하지만 그는 한자리에서만 10년 가까이 같은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100여 명에 가까운 인근 업소들의 영업진 가운데 줄곧 상위 10위권에 안에 들 정도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 사진은 유흥업소 풍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
“클럽은 크게 두 개로 나뉩니다. 멤버제란 한 클럽에 출근하는 모든 아가씨들이 초이스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PD제는 PD(Partner Director) 즉 마담이 10명에서 15명 정도의 아가씨를 보유하고 그 PD의 아가씨들을 위주로 초이스하는 시스템이라 볼 수 있는 거죠. 결국 PD제 클럽은 여러 명의 PD들이 모여 전체 클럽의 아가씨 숫자를 구성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멤버제의 경우 아가씨들이 특정 PD에게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영업상무들도 아가씨를 데려가 초이스를 시켜줄 수 있다. 보통 화류계에서는 이런 방식을 ‘통으로 돌린다’고 표현한다.
이렇게 평면적으로만 보자면 멤버제가 손님의 초이스에 더 유리할 것처럼 보인다. 더 많은 아가씨를 초이스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 그러나 PD제는 깐깐한 프로페셔널리즘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소위 ‘잘나가는’ PD는 자신의 밑에 에이스급 아가씨들을 다수 확보하기 때문에 초이스에서 양보다는 질로 승부할 수 있다는 이야기. 반면 멤버제의 경우 많은 아가씨들을 ‘통으로 돌리는’ 장점이 있지만 담당 영업상무가 힘이 없으면 에이스급의 아가씨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자주 찾는 아가씨가 만약 다른 방에 있다면 그날은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담당 PD가 없기 때문이란다.
“사실 비싼 룸살롱에 가는 것은 모두 보다 예쁜 에이스 아가씨를 보기 위해서 아닙니까. 그렇다면 매출이 많은 영업상무를 알고 찾아가는 게 좋습니다. 영업력 있는 상무는 당연히 능력 있는 PD와 조인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돈을 주고 술을 먹더라도 좀 더 빼어난 파트너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마련이죠.”
그는 자신의 서비스 철학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저는 ‘손님이 맛이 짜다고 하면 짜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기사식당에 들렀는데 즐비한 식당들 중에서 유독 이 식당만 손님으로 가득 차 있더라고요. 밥 먹는 것도 잠깐 미루고 가만히 주인이나 종업원들을 지켜보니 잠깐 들렀다가는 손님에게나 단골손님에게나 바쁜 점심시간임에도 일일이 신경 쓰고 챙기는 모습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게에 걸려 있던 액자에 바로 ‘손님이 짜다고 하면 짜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어요. 같은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느낀 바가 많아 그 후로 제 모토로 삼게 되었죠.”
이남훈 르포라이터 freeho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