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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조폭마누라3>의 한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 ||
한석리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는 최근 경희대에서 열린 ‘한·중 형사사법공조방안’ 세미나에서 발표한 ‘중국 관련 범죄의 현황’ 보고서를 통해 삼합회 방계조직인 신의안파 조직원 수십 명이 국내로 침투, 광범위한 범죄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의안파는 중국에 ARS(자동응답시스템) 장비를 설치한 후 한국 국민을 상대로 전화를 걸어 국세청 직원을 사칭해 세금을 환급해 주겠다고 속이는 등의 방법으로 전화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 같은 수법으로 3억 7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검거된 중국인 4명도 신의안파 소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의안파와 별도로 대만 최대 폭력조직인 죽련방(竹聯幇) 조직원도 일부 한국에 잠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수사 당국은 이들 역시 최근 빈발하고 있는 전화사기 사건에 깊숙이 개입해 있다고 밝혔다. 전화사기는 수년 전 ‘사편집단’(詐騙集團)으로 불리는 조직에 의해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에서 유행한 범죄수법이다.
국내로 잠입한 신의안파와 죽련방 조직원들은 마약 밀수에도 깊숙이 개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마약류 생산 및 남용 국가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게 되자 이들 폭력조직들이 마약자금을 세탁하는 중간 경유지로 한국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밀수도 시도하고 있다는 게 수사당국의 분석이다.
지난 1995년 이후 국내에서 필로폰 제조·유통 조직이 와해되자 국내 마약 기술자들이 중국 폭력조직에 ‘투항’하거나 중국 조직과 공생하고 있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나돈다. 이들이 중국에서 필로폰을 만들어 국내로 반입해 과거 자신이 관리하던 점조직을 통해 유통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이 연루된 국제마약조직이 적발돼 조선족과 일본인 등 5명이 체포되고 마약 3.2㎏이 압수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술에 마약을 녹여 들여오는 등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어 경찰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합회는 미국에 근거지를 둔 마피아 및 일본 야쿠자와 함께 세계 3대 범죄조직으로 주로 화교사회와 차이나타운을 거점으로 활동해 왔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도처에 그 세력이 뻗쳐 있다. 홍콩영화 <영웅본색>, <무간도> 등에 등장한 범죄조직도 삼합회다.
삼합회는 17세기에 청조를 전복시키고 명조를 복원하기 위해 복건성 소림사의 승려들에 의해 비밀결사로 조직된 ‘천지회’의 후신. 현재는 홍콩, 대만, 본토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홍콩세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삼합회 내에는 신의안파를 비롯한 50~60개의 방계조직이 서로 반목하며 경쟁하고 있다. 전체 조직원은 1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삼합회 등 폭력조직의 범죄는 국경을 뛰어넘어 광역화·국제화돼 있어 어느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범죄를 차단하는 것이 어렵다”며 “한국이 중국산 마약의 경유지일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소비되는 필로폰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제조·밀반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합회 등 폭력조직의 대형 범죄와 별개로 중국인 유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일반 중국인에 의한 범죄도 일상화하고 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외국인 범죄자 1만 3584명 중 중국인이 704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2000년(1980명)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특히 지난해 1~7월 경찰에 검거된 중국인 범죄자는 5698명으로 전체 외국인 범죄자(8131명)의 70%에 달했다.
중국인 범죄는 위장결혼이 가장 많았다. 위장결혼은 초기에는 조선족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한족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인 위장 결혼이 많은 이유는 한국 입국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인에 의한 문서 위조 사건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등의 사문서는 물론 재산세납부증명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공문서도 위조 대상이다. 또 토익성적증명서나 중국 주민증, 국적공증서 등 외국의 문서까지 포함된다.
수사당국은 문서 위조에도 중국계 범죄조직이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인해 한국에서 공·사문서 위조가 여의치 않자 대부분 중국에서 위조한 문서를 해외택배를 이용해 국내로 밀반입하고 있다.
이들은 위조문서를 만들어 준다는 광고도 인터넷에 버젓이 올리고 있다. 이를 보고 연락을 취해온 사람들로부터 속칭 ‘대포통장’을 통해 대가를 받은 후 위조문서를 택배 등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현지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각종 증명서를 판매해 온 문서위조 조직이 적발돼 일당 2명이 수배되고 이들에게 문서위조를 의뢰한 120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중국계 문서위조단이 미국비자 허위발급에까지 개입하면서 한국의 미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을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인 대부분이 부지불식간에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중국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지만 검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의 사법공조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2000년 3월 한·중 형사사법공조조약 발효 이후 양국 간 사법공조 요청은 46건에 그쳤다. 특히 한국이 요청한 건수가 43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검찰은 이 같은 수준의 협력으로는 국제화·지능화되는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석리 검사는 “중국 사법부로 돼 있는 공조 대상에 최고인민검찰원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형사사법공조조약 등 새로운 형태의 국제형사사법공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성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