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에 뜨고 지고 다시 뜨고
부동산 재벌로 1987년 세계 최고 갑부로 이름을 날렸던 세이부그룹의 오너 쓰쓰미 요시아키는 ‘세계 억만장자’는 물론 일본 억만장자 리스트에서도 아예 빠지는 수모를 당했다. 쓰쓰미는 2004년만 해도 자산 3300억 엔으로 일본 순위 8위에 등재됐으나 올해에는 30위 순위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2005년 주식지분 허위 신고와 내부자 거래가 드러나면서 몰락했으며 당시 증권거래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IT업계의 총아로 불렸던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 전 사장도 명단에서 사라졌다. 호리에는 2005년 거대 민영방송인 후지TV 사냥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등, 부호 순위 40위에 진입했지만 계열사의 분식결산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그 자신도 한때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한편 미니버블이라는 말까지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업계에서 새로운 재벌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인물은 도쿄 중심부 롯본기힐스를 운영하는 모리트러스트사의 사장인 모리 아키라. 자산 6840억 엔으로 2위에 랭크됐다.
가고시마에 본거지를 둔 종합 리조트개발회사 이와사키산업의 총수 이와사키 후쿠산 회장도 2520억 엔으로 14위에 랭크됐다. 이와자키 회장은 규슈신칸센 유치와 가고시마~서울을 잇는 항공편 확충에도 힘써온 인물이다.
한때 꺾였다 되살아난 기업인도 있다. 대표적 인물은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퍼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중국공장에 기술을 지도해 상품을 만들어 자사점포에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단기간에 점포망을 확대했지만 몇 년 전부터 판매 부진으로 고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체질개선 작업을 벌이는가 하면 여성용 상품을 강화하는 등 사업을 재정비하면서 현재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박용채 재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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