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 가진 기념식 장면.
[일요신문] ‘한강의기적’(한, 거, 3세, 29조 문제복 조교사)이 기적과도 같은 역전 승부를 연출하면 오너스컵을 차지했다.
지난 21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구 부산경남경마공원) 제6경주(국산 1군·별정·1800m)로 치러진 ‘제8회 오너스컵 대상경주’에서 ‘한강의기적’은 모든 예상을 깨고 우승이란 선물을 문제복 조교사(49세, 29조)에게 전달했다.
이날 경주는 서울·부산경남 대표 경주마 13두가 총출동한 가운데 진행됐다.
당초 지난해 오너스컵 우승마 ‘경부대로’와 올해 대상경주 2연승에 도전하는 ‘매직댄서’간의 신구대결로 압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유현명 기수(35세, 2조 강형곤 조교사)를 태우고 13번 출발칸에 진입한 ‘한강의기적’은 출발부터 외곽에서 치고 나오며 선두권을 따라붙었으나 선두권과는 거리가 있는 5,6위권을 형성해 나아갔다.
출발부터 4코너까지는 서울의 ‘조이럭키’가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매직댄서’와 ‘경부대로’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되는 레이스였다.
4코너까지 ‘조이럭키’가 계속 선두로 나서면서 서울출전마가 오랜만에 우승하는 것이 아닌가는 하는 섣부른 예상까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4코너 중반을 넘어 결승선 약 700m를 남기고 갑자기 경마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예상했던 대로 ‘매직댄서’와 ‘경부대로’가 ‘조이럭키’를 따돌리며 나란히 1,2위로 진입하며 본격적으로 선두경쟁을 벌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매직댄서’와 ‘경부대로’ 싸움은 결승선 400m까지 계속됐다.
그 와중에 ‘한강의기적’은 5위에서 4위로 치고 나오더니 마침내 ‘매직댄서’와 ‘경부대로’의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결승선 전방 100m까지 약 300m거리를 치열한 3각 레이스를 펼쳐나갔다.
‘한강의기적’은 결승선 전방 100m를 남기고 ‘매직댄서’와 ‘경부대로’를 제치기 시작, 거리차를 넓히며 결승선을 맨 처음 통과하는 영광을 안았다.
거세마라는 설움을 딛고 명실상부한 한국경마의 명마 대열에 오른 순간이었다.
트로이카레이스를 펼치며 끝까지 명승부를 연출한 ‘매직댄서’와 ‘경부대로’는 2위와 3위로 골인하며 명마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중반까지 선두를 지키며 레이스를 주도했던 서울의 ‘조이럭키’는 ‘매직댄서’에 선두를 내준 뒤 급격히 동력을 상실하며 1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나마 서울 출전마인 ‘매직라이트’가 5위로 들어와 서울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한편 ‘한강의기적’을 신의 내린 선물로 치켜세운 문제복 조교사는 그야말로 올해의 사나이가 됐다.
2007년 데뷔한 문 조교사는 지난해까지 대상경주 우승은 꿈도 못 꿨으나 ‘한강의기적’으로 인해 지난 7월 경남도민일보배와 오너스컵까지 올해 2승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이날 경기의 복승식 배당률은 3.2배, 단승식과 연승식은 각각 4.2배, 1.4배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50.2억 원에 달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