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할 땐 수의 마법 펼쳐라
일본의 격주간지 <프레지던트>를 보면 성공하는 비즈니스맨들이 어떻게 숫자에 감정을 불어넣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비즈니스에 활용하는지 알려준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건 숫자가 없다면 비즈니스는 존재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숫자와 얼마만큼 친할까. 또 좀 더 친해지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테스트를 통해 진단해 보자.
앞서 ‘타우린’처럼 똑같은 내용이라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말의 느낌이 전혀 달라지는 것을 ‘플레밍 효과’라고 한다. 숫자를 활용하는 것도 플레밍 효과의 한 가지로 광고나 기획서, 프레젠테이션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는 심리학 기술이다. 이것을 잘 익히면 숫자에 자신의 감정을 담아 더욱 풍부한 표현력과 설득력을 기를 수 있다. 그렇다면 숫자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숫자의 달인’이 되기 위한 세 가지 비결을 알아보자.
첫 번째는 ‘단정하기’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중에 <젊은이들은 어째서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는가>라는 책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펴낸 관계자에 따르면 ‘3년’이라는 기간에는 뚜렷한 통계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지만 <젊은이들은 어째서 회사를 그만두는가>라는 평범한 제목보다 ‘3년’이라는 숫자를 넣음으로써 독자들의 눈을 잡아끄는 흡입력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상사나 거래처를 설득할 때 “이 제품은 별로 팔리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고객의 40%는 이 상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 왠지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두 번째는 ‘상식 파괴’로,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유명한 책의 제목 중에 <99.9%는 가설>이 있다. “과학적 사실은 100% 진실이다”라는 상식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작전이다.
예전의 헌책방을 보면 ‘헌책 삽니다’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중고 책이나 CD 등을 판매하는 일본의 대형 업체인 ‘북오프(BOOK-OFF)’의 경우 ‘우리에게 헌책을 파세요’라는 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광고 문구로 큰 성공을 거뒀다.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이 두 가지 표현을 다시 음미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헌책을 삽니다’라는 표현에는 가게에서 고객의 헌책을 ‘사준다’는 뉘앙스가 있었다면 ‘헌책을 파세요’라고 하면 고객을 존중하고 부탁하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는 ‘사소한 숫자는 과감하게 잘라내기’다. 이것은 정치가들의 선거 유세 등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4938만 8097 국민 여러분!”이라고 하는 것보다 “대한민국의 5000만 국민 여러분!”이라고 하는 편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정확한 숫자를 제시한다고 해서 반드시 듣는 사람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감하게 사소한 숫자들을 잘라냄으로써 더욱 호소력은 높아진다.
광고 카피를 쓰건 보고서를 쓰건 프레젠테이션을 하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 있어 숫자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과 동시에 꼭 친숙해져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단순히 객관적인 사실을 전하기 위해 숫자를 이용해왔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숫자를 활용하여 자신의 말에 주관과 생각까지 실을 수 있다면 표현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 않을까.
Test
1. 고객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가장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은 다음 중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 큰 메리트가 세 가지 있습니다.
② 다음과 같은 메리트가 있습니다.
③ 놓치기 아까운 메리트가 많이 있습니다.
④ 셀 수 없을 만큼의 메리트가 있습니다.
2. 다음 중 가장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표현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 중장년 샐러리맨들의 파산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② 샐러리맨 ‘60세 파산설’이 부상하고 있다.
③ 연봉 5000만 원의 샐러리맨은 60세에 파산한다.
④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샐러리맨들이 사실은 더 큰 파산 위기에 처해있다.
3. 팀원들에게 의욕을 불어넣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표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 B사에 150% 이길 것이다.
② B사에 지지 않을 것이다.
③ B사에 100% 이길 것이다.
④ B사에 반드시 이길 것이다.
4. 당신이 렌터카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자금에 여유가 없어 자동차를 20대밖에 준비할 수 없었습니다. 근처에는 예전부터 영업하고 있어 자동차가 100대나 되는 큰 렌터카 가게가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어떻게 어필해야 큰 라이벌점에 이길 수 있을까요.
진단결과
자 그럼 앞에서 나온 문제의 해답을 맞춰보자. 당신의 숫자 감각은 얼마인가.
[문제 1] - ①
‘사소한 숫자는 과감하게 잘라내기’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매우 많은’ ‘셀 수 없을 만큼’과 같이 애매한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세 가지’라는 명확한 숫자를 제시함으로써 상대의 주의를 끌고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문제 2] - ③
‘단정하기’ 기술을 사용한다. ‘중장년 샐러리맨’이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샐러리맨’이라는 말은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따라서 구체적인 숫자를 사용하여 ‘연봉 5000만 원의 샐러리맨’이라고 단정을 하면 자신의 상황과 비교해서 보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문제 3] - ①
‘상식 파괴’ 기술을 사용한다. 틀림없이 이긴다는 것은 100%의 확률을 나타내며 상식적으로 그 이상의 숫자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일부러 150%라는 과장된 숫자를 사용함으로써 더 강하고 확신에 찬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문제 4]
20대와 100대라는 숫자의 차이를 비교한다면 이길 방도가 없다. 따라서 자신에게 유리한 숫자로 바꾸어 말하는 기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차가 차지하는 비율’로 따져보면 라이벌점은 오래 전부터 영업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오래된 차가 많으므로 신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 반면에 자신의 가게는 ‘100% 신차’라고 강조할 수 있다. 쾌적하며 사고와 고장이 적은 신차라는 점을 어필하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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