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를 운영하는 이 아무개 사장(48)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식당을 자주 찾는 것에 대해 “별다른 이유는 없다”라고 말한다. 그저 ‘음식이 맛이 있어서일 뿐, 정치인들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는 것.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는 이명박 당선자가 세 들어 살고 있는 ‘대권 명당’ 가회동 한옥집의 집주인이다. 이 당선자는 서울시장 퇴임 후 본격적인 대권도전을 시작하면서 강남 논현동에서 가회동 한옥마을로 이사했다. ‘강남 후보’ 이미지에서 탈피하자는 의도였다. 당시 이 당선자는 ‘안국포럼’이라는 사무실을 열었는데 가회동 한옥마을과 가까운 곳이었다. 이 당선자는 청계천과 가까운 곳에서 대권을 향한 첫걸음을 걷고 싶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와 비슷한 시기에 손학규 전 지사도 집을 구하고 있었다. 그 역시 퇴임을 하면서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나오게 되었으니 살 집을 구해야 했다. 마침 자신이 즐겨 찾는 단골집 주인이 집을 내놓고 있었는데, 설사 그 사실을 알았더라도 들어가 살 수는 없었을 듯하다. 손 전 지사에게 전세값 7억 원은 꽤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마포구 도화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뜻밖에도 이 당선자는 가회동 한옥으로 이사한 후 지지율 고공행진을 계속했고 마침내 대권 레이스에서 승리했다. 그래서인지 풍수전문가들은 이 당선자의 한옥집이 최고 명당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이 집은 어쩌면 손 전 지사의 집이 될 수도 있었다. 이사를 앞 둔 그에게 단골집 주인이 집을 소개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가회동 ‘명당’에 입성했다면 과연 대선 레이스 구도는 뒤바뀔 수 있었을까.
가회동은 이회창 후보가 살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2002년까지 이곳에서 살다 ‘호화빌라 파문’이 일자 그해 4월 옥인동으로 이사했다. 가회동을 떠난 이회창, 오지 못했던 손학규와는 달리 이명박 당선자는 명당 자리에서 선거를 치렀고 결국 대권을 차지했다. 가회동과 대권은 이래저래 인연이 많은 셈이다.
류인홍 기자 ledh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