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치러진 제14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 대상경주에서 <네버신비포>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일요신문] 올해 최고의 빅 이벤트로 주목을 받은 삼관 대회가 모두 막을 내렸다.
지난 5일 제9경주(국1, 2000M, 별정Ⅲ, 3세 암·수)로 열린 제14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 대상경주에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구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네버신비포’(한, 수, 3세, 30조 울즐리 조교사)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올해는 향후 국산마의 미래로 평가를 받은 경주마들이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예년대비 질적 수준이 높아져 성과 있는 대회란 평가를 받았다.
삼관 대회의 성적을 정리해 보면 총 3개 관문 중 부경은 2승, 서울은 1승을 차지했다.
시작은 서울이 좋았다. 1차 관문인 제10회 KRA 컵 마일에선 서울 대표 ‘청룡비상’이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서울의 영광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차 관문인 제17회 코리안더비(GⅠ)는 부경 대표 ‘퀸즈블레이드’가 우승을 차지했고, 3차 관문인 제14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에선 부경 대표 ‘네버신비포’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삼관 대회의 최종 성적을 종합한 최우수마의 영광은 ‘청룡비상’과 ‘퀸즈블레이드’에게 돌아갔다.
최종 점수 합계 34점을 획득한 ‘청룡비상’은 최우수 3세 수말에 선정됐고, ‘퀸즈블레이드’는 일찌감치 최우수 3세 암말 부문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역대 삼관 대회의 성적에선 서울 대비 부경이 앞선 전력을 보였고, 올해도 이와 같은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서울은 총 3번의 대회 중 단 한 번의 우승에 그쳤고, 최종전인 제14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경마대회에선 1~5위에 단 한 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경마대회는 코리안더비 경마대회 이후 약 5개월 만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현재 국산 3세마의 전력 완성도는 부경이 압도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내년 서울과 부경의 국산마 판도 또한 이들의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희망이 있다면 올해는 지난해 대비 3세마의 전력이 상향평준화된 점이다. 실질적으로 올해 삼관 대회의 마지막 관문에선 우승마를 포함해 4위까지는 모두 2분 10초 이내에 2000미터를 주파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마인 ‘메이저킹’의 기록이 2:10.2초라는 점에서 올해는 경주마의 향상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정책 및 인센티브 지급이 모두 경주마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올해는 미흡하게나마 성과를 낸 셈이다.
올해 3관 대회는 다양한 이슈로 관심을 모이기도 했다. 관계자 부문에서는 이희천 기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2006년 10월 기수로서 첫 발을 디딘 이희천 기수는 그동안 대상경주와는 연을 맺지 못했으나 이번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경마대회에서 ‘네버신비포’로 우승을 차지해 생애 첫 경마대회 우승의 훈장을 달았다.
이외 올해 대세로 주목을 받은 ‘퀸즈블레이드’는 최고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경주의 부진으로 인해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됐다.
‘퀸즈블레이드’에게 주어진 숙제는 다름 아닌 장거리에서의 능력 발휘 여부다. 특히 ‘퀸즈블레이드’는 2억 6천만 원에 낙찰된 고가의 기대주다.
국내에서 검증된 씨수말인 ‘메니피’와 유명 씨암말 ‘하버링’과의 사이에서 태어나 주목을 받았고, 이는 코리안더비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검증된 능력마로 평가됐다.
하지만 ‘퀸즈블레이드’는 3관 대회 마지막 관문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 시작 전 우승 후보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종 5위에 그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퀸즈블레이드’의 능력 한계라기보다는 씨수말 ‘메니피’의 유전력이 작용됐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메니피’의 자마 중 2000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예는 지난 4일 ‘광교비상’이 유일하다.
역대 최강의 기대주에 억대마로 주목을 받은 ‘퀸즈블레이드’가 과연 향후 장거리 경주에서 어떤 경주력을 발휘할지에 따라 ‘메니피’의 평가가 새롭게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