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가공 회사로 출발한 대유가 지난해 기준 연 매출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그룹으로 성장한 계기는 1980년대 들어 자동차 부품업에 뛰어들면서다. 1984년 대유신소재가 알루미늄(AL) 휠을 국내 최초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후 대유에이텍을 통해 자동차 시트와 시트커버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자동차 부품 전문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그룹의 주력사인 대유신소재와 대유에이텍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두 회사 모두 본사가 광주광역시에 있다.
대유에이텍은 1999년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로 등록되기도 했다. 2011년에는 기아차 알루미늄 휠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부품의 경우 오래된 업체일수록 기술력과 노하우가 더 좋다고 보면 된다”며 “일단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로 등록됐다는 것은 기술력이 검증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유는 중국 자동차 부품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로 기반을 다진 대유는 2000년대 들어 중공업(대유중공업), 건설, 태양광(대유SE), 골프장(몽베르CC)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갔다. 2010년에는 창업상호저축은행(현 스마트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서울신용평가, 그린손해보험, 동양파일 등 인수전에도 참여한 바 있을 만큼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3일 우여곡절 끝에 위니아만도 인수 계약을 맺었다.
위니아만도 인수 계약을 맺은 대유에이텍은 기아차 쌍용차 등에 자동차 시트·시트커버 등을 납품하는 회사다. 자동차 부품사이니만큼 에어컨 기술력을 갖고 있는 위니아만도 인수를 계기로 자동차 에어컨 등 공조시스템 시장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움직임을 볼 때 향후 가전시장에도 발을 디딜 것으로 전망하는 재계 관계자도 적지 않다.
대유그룹 지배구조는 간단해 보이면서도 꽤 복잡하다. 지주회사체제인 듯하지만 완전치는 않다. 대유그룹은 (주)동강홀딩스가 지배구조 정점에서 꼭짓점이자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동강홀딩스는 대유신소재(21.41%)와 대유에이텍(21.84%), (주)대유(50%) 등의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사실상 지주회사 동강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는 이가 박영우 회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박영우 외 특수관계인’은 동강홀딩스 지분 50.85%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다음으로 대유신소재와 대유에이텍이 각각 9.99%씩, (주)대유가 2.89%, 스마트저축은행이 1.36%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4.92%는 자사주다. 그룹 지주회사 격인 동강홀딩스가 박영우 회장 오너 일가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강홀딩스의 지배를 받고 있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두 곳, 즉 대유신소재는 스마트저축은행 지분 50.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돼 있으며 대유에이텍은 태양광사업을 영위하는 대유SE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69.5%를 보유하고 있다. 대유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즉 대유중공업, 대유네트웍스, 몽베르CC 등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 내용이 나와 있지도 않을 만큼 베일에 싸여 있다.
박영우 회장 일가도 마찬가지다. 박 회장 일가의 구성은 대유신소재의 최대주주 등 주식소유현황을 통해 알 수 있으나 현재 거주지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가려져 있다. 박 회장 가족은 박 회장(59)과 부인 한유진 씨(53), 장녀 은희(25), 차녀 은진(24) 씨다. 박 회장의 부인 한 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손녀로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가 된다. 대유그룹은 그동안 여러 차례 계열사 간 합병과 분할 등을 거치면서 지금의 지배구조를 만들어냈으며 이 과정에서 신주인수권 행사, 유상증자 등을 통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박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는 대유그룹 계열사에 임원으로 등기돼 있지 않다. 심지어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오너 일가 회사나 다름없는 동강홀딩스의 대표이사는 물론 등기이사로도 이름은 올라 있지 않다. 박 회장은 그룹의 대표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대유에이텍과 대유신소재의 회장을 겸직하고 있으나 두 곳 모두 ‘비상근·미등기임원’이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