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김 아무개 씨(52)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10년 5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피해자 A 씨에게 접근해 로또 당첨금 원천징수영수증을 보여주며 “돈을 주면 선물옵션에 투자해 수익을 내겠다”고 속여 1억 22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 씨는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던 중 A 씨가 원금 반환을 독촉하자 이미 패소한 소송의 서류를 보여주며 “소송에서 이겨 15억 원을 받아오겠으니 소송비용을 대달라”고 말해 2600만 원을 추가로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2003년 로또 1층에 당첨돼 로또 사상 역대 2번째로 많은 1등 당첨금인 242억 원을 배당받아 세금을 제외한 189억 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김 씨는 주식 투자에 실패하는가 하면 병원 설립에 35억 원을 투자했으나 이 또한 회수하지 못해 지난 2008년 말 당첨금을 모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당첨금으로 구입해뒀던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를 빌려 주식에 투자했지만 빚만 1억 3000만 원으로 늘자 결국 재기를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조사를 받으면서 “지금도 돈을 갚을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