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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입수한 탄원서에 따르면 윤 씨는 “이희호 여사가 자서전에서 자신을 혼인빙자, 강간 같은 범죄를 저지른 파렴치한 성폭력 범죄자로 전락시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씨가 이 여사의 자서전 <동행>에서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지난 2001년 11월 이 여사가 윤 씨를 처음 알게 된 장면.
‘어제 저녁 본관에서 대통령 행사가 있었는데 비디오 촬영을 담당하는 청와대 직원이 참석자 한 사람을 데리고 제2 부속실에 들렀다는 것이다. 보안기술 ‘패스21’로 유명한 윤태식이라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보유 주식이 4000억 원의 가치가 되는데 이것을 소외계층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시는 이희호 여사님에게 기부하고 싶다고 했단다. … 며칠 지나 실장이 신원조회를 한 그의 자료를 가지고 왔다. 부도로 인한 사기죄 수감기록과 혼인빙자, 강간 같은 기록이 나왔다. (사기죄) 교도소 경력은 본인 스스로 밝혀 그렇다손 쳐도 나머지는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범행들이었다.’
그러나 윤 씨는 자신은 지금 죗값을 치르고 있는 수지 김 사건과 한 번의 사기 외에는 다른 전과가 없다며 “혼인빙자, 강간 등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사기죄에 대해서도 윤 씨는 “사업을 하다가 부도를 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씨는 이 여사와 이 여사의 <동행>을 출간한 (주)웅진씽크빅 측에 항의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탄원서를 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씨의 가족은 “처음엔 직접 소송을 할 계획이었지만 비용상의 문제로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탄원서 처리 결과에 따라 민사 소송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윤 씨의 탄원서 내용이 알려지자 윤 씨 때문에 홍역을 치렀던 인사들은 “부인을 살해한 중범죄자가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명예훼손으로 건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