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환율장사!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유통 상인들은 국내 판매용으로 수입된 PS3, Xbox360, Wii 등의 콘솔기기들을 환차익을 노리고 다시 해외에 수출해 적지 않은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정작 국내에서는 유저들이 물건이 없어 구입하지 못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수출 현상은 환율이 폭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급격히 발생했다. 처음에는 소규모로 국내에 쌓여있는 재고를 처리하는 정도로 이뤄지던 것이 이제는 물건을 받자마자 바로 공항으로 보내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다.
역수출이 가장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제품은 닌텐도DS와 Wii 주변기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에서 닌텐도DS는 1만 6800엔(약 22만 1000원), 국내에서는 15만 원에 팔리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해 비교하면 약 7만 원의 가격 차가 발생한다. 닌텐도DS를 세계에서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된 셈이다. 특히 닌텐도DS는 지역코드 자체가 없는 데다, 자체적으로 일본어나 영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역수출돼도 아무런 지장 없이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
Wii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22만 원에 팔리는 Wii는 일본에서 2만 5000엔(약 33만 원)에 판매된다. 한국 전용 지역코드가 있지만 수입업자들은 Wii에서 지역코드를 무력화할 수 있는 칩을 달아 해외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ii는 국내에서 다소 판매량이 주춤한 반면 해외에서는 아직도 물건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역코드가 전혀 없는 주변기기의 경우에는 개당 1만~2만 원 정도의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데다가 부피도 작아서 수출하기도 용이해 수출업자들이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콘솔 기기들은 대부분 홍콩과 중동아시아 등지로 팔려나가고 있다. 심지어는 북미나 유럽 등지에서도 유통상들이 손을 뻗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간유통 상인은 “최근 캐나다에서 Wii 1만 대가량을 공급해줄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있다며, 국내 유통상들에게 은밀하게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진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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