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떠돌고 있는 연예인 스폰서의 세계는 지난호에서 소개했듯이 또 다시 연예기획사를 통해 이뤄지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많은 연예관계자들은 90년대 연예인 성상납과 매우 유사한 흐름이 연예인 스폰서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무조건 신인이나 무명 여자 연예인에게 성상납만 강요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어느 정도의 금전적 보상과 연예계에서 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한 중견급 매니저의 설명이다.
“요즘 애들한테 무조건 성상납을 강요했다간 큰일이 날 수 있다. 90년대에는 그런 일이 있어도 검찰이나 경찰에 직접 신고하는 걸 두려워하는 애들이 많았지만 요즘엔 그냥 인터넷에 글만 올려도 되는 세상이다. 또 스마트폰으로 그런 일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을 모아서 역으로 협박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스폰서를 대주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 같다. 회사와 연예인이 일종의 동업을 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스폰서가 투자자라면 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 해당 여자 연예인이 깊이 개입돼 있어 회사 측에서도 해당 여자 연예인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해당 여자 연예인이 어느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요구하면 그의 소속사에선 모든 능력을 동원해 그 배역을 따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돈이 필요하다면 스폰서가 대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런 관계가 어느 순간 깨진다는 점이다. 투자가 절실한 연예기획사, 금전적인 지원과 연예계에서 뜨고 싶은 신인 내지는 무명 여자 연예인, 그리고 부와 힘을 갖춘 상태에서 욕망을 풀고 싶어 하는 스폰서가 서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던 시절에 가능했던 ‘연예기획사를 통한 연예인 스폰서 관계’가 어딘가에서 균형이 깨지면 와르르 무너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 연예인 A가 소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뒷말이 무성했던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경우는 신인 내지는 무명이던 여자 연예인이 뜨면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다. A의 소속사 대표와 절친한 사이인 한 연예관계자의 얘기다.
“결과적으로 볼 때 스폰서를 붙여준 것은 그 회사 대표의 잘못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 당시 빚으로 허덕이던 A가 먼저 스폰서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그 회사 대표가 나름 탄탄한 스폰서를 구해줬고, 그 역시 A에게 만족하면서 꽤 많은 투자를 했고, 그의 힘으로 A 역시 무명 탈출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그 스폰서와 A가 너무 가까워졌다. 결국 A는 다른 회사로 소속사를 옮겼고 스폰서 역시 떠났다. 그 회사는 힘겹게 띄운 연예인 A가 회사를 떠나고 투자까지 끊기면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그나마 이 경우는 양쪽이 무조건 손해만 본 케이스는 아니다. A는 무명탈출의 기회를 붙잡고 상황 반전에 성공했다. A의 소속사 역시 상당한 투자를 받았기에 그리 손해 본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상처만 남은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연예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예인 스폰서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스폰서를 구하느냐다. 돈 많고 힘 있어 보이지만 그 실체를 보면 사기꾼에 가까운 이들도 많다. 상당한 금전과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한 지원을 기대하고 그런 관계를 맺었다가 사기를 당한 경우도 많다. 더 안타까운 경우는 스폰서가 무너지는 거다. 예를 들어 회사가 망하거나 문제가 생겨 구속되거나 하는 경우다. 심지어 자기 형량을 줄여달라며 검찰에 스폰서나 성매매 정보를 제동하는 딜도 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다. 이런 경우 회사나 여자 연예인이나 남는 건 없고 손해만 크다. 게다가 정말 그런 딜이 이뤄지면 매우 위험해질 수도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