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후보는 아내 진은정 변호사와 함께 덕천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진 변호사는 조용하지만 적극적인 자세였다. 한 후보 옆을 지나친 시민에게 말을 걸어 한 후보를 소개했다. 한 후보에게 시민이 사진을 요청하면 진 변호사가 먼저 나서 시민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남편이 원래 정치인을 잘 안 좋아하는데 한동훈 후보는 엄청 좋아해요. 저도 그렇고.” 이날 덕천역에서 한 후보를 마주친 한 젊은 부부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한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한 남성은 아내 몰래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며 사진이 어디 올라가면 큰일 난다고 신신당부하면서도 한 후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대박이다” “만덕으로 이사 오셨대” 한 후보를 알아보고 유명 연예인을 본 것처럼 반응하는 시민도 여럿이었다.

한 후보는 지난 4월 14일 부산 북구 만덕동 아파트로 전입신고했다. 이후 부산 북구 골목 곳곳을 누볐다. 동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지역 주민과 격식 없이 대화 나누는 등 친근한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조회수 수십 만을 기록한 영상이 여러 개다.
한 후보는 “저를 처음 보는 시민은 신기하다고들 말씀하신다. 두 번째 봤을 땐 진짜로 여기 끝까지 있을 거냐고 묻는다. 세 번째부터는 이 지역에서 이런 부분을 바꿔달라고 말씀하신다. 그다음부터는 꼭 이기라고 응원해주신다”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민들을 뵙고 또 뵙다 보니 자주 뵙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 달 넘게 이어온 지역 밀착 행보로 몸이 힘들진 않은지 묻자 한 후보는 “진짜로 힘들게 살아가는 생활인들 앞에서 선거운동 하는 걸로 힘들다고 한다면 투정”이라며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막차로 집에 가시는 시민들이 피곤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한 후보는 “시민이 원하는 게 어떤 건지 여쭙고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게 정치”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을 만나고 또 만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후보는 덕천역 막차 인사를 5월 21일 오전 0시 40분경 마치고 부산 북구 만덕동 자택으로 향했다. 이후 7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5월 21일 오전 7시 30분경 자택 인근 그린코아사거리에서 유세에 나섰다. 그린코아사거리는 한 후보 선거운동원과 지지자, 유튜버가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부산 북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지지자도 많았다. 캠프 관계자들은 안전사고나 교통혼잡에 대비해 바쁘게 움직였다.
한 후보는 유세차량에 오토바이 배달기사를 불러 소개했다. 한 후보는 “이 분은 제가 부산 북구에 처음 와서 혈혈단신으로 아침부터 돌아다니고 피켓 들고 서 있을 때 응원을 해준 분이다. 그때 표정을 제가 잊지 못한다”며 “그때 마음가짐으로 제가 북구를 발전시키겠다”고 피력했다.
한 후보는 그린코아사거리 유세를 마친 뒤 구포시장으로 향했다. 구포시장에 20번 넘게 왔다는 한 후보는 시장 상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상인들은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한 후보를 격려했다. 한 후보를 알아본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은 끊이지 않았다. 한 후보가 쓴 책에 사인을 받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시장 상인들 반응이 호평 일색은 아니었다. 몇몇 상인들은 한 후보가 인사하며 건넨 명함을 받지 않았다. 한 후보가 상인들과 연이어 사진 찍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상인은 “상인 중에 이 동네 사람은 많지 않다. 부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옆 동네 사람이다. 여기 표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라며 “한 후보가 시장에 가장 많이 오긴 한다. 다른 후보는 잘 안 온다. 한 후보가 열심히는 하는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한 후보는 구포시장에 이어 콩국수 배식 봉사 활동을 위해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으로 갔다. 이날 오전 11시경 복지관 안팎은 한 후보뿐 아니라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그리고 지방선거 출마자와 선거운동원, 취재진까지 몰리며 혼잡했다.
한동훈 팬클럽이 탑승한 대형 관광버스도 남산정복지관 앞에 나타났다. 경사가 가파른 좁은 골목에 대형 버스가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하며 차들이 잠시 뒤엉켰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장이 복잡하다. 부탁드린다. 버스에서 내리시면 안 된다”고 팬클럽에 호소했다. 팬클럽 회원들은 “한 후보가 지나갈 때 박수만 치겠다”고 애원했다. 강원도 속초에서 새벽 2시에 출발했다는 팬클럽 한 회원은 “아들 응원하는 엄마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하정우 후보와 박민식 후보가 복지관을 떠난 후에도 한동안 콩국수 배식 봉사를 이어갔다. 한 후보는 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민심의 큰 흐름이 움직이고 있다”며 “이미 민심은 어떤 후보가 보수를 재건하고 북구를 재건하고 대한민국을 살릴지 알고 계신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한 후보 바지 주머니엔 봉사활동에서 사용한 나무젓가락이 여전히 들어있었다.

한 후보가 쌈지공원에 등장하자 흰색 옷을 입은 한 후보 지지자 수천 명은 열띤 환호를 보냈다. 사진을 촬영하는 취재진은 한 화면에 인파를 모두 담을 수 없어 난감해했다. 한 후보는 출정식 연설에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윤 어게인으로는 절대 정권을 못 잡는다”고 비판했다.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향해선 “모든 걸 AI(인공지능)로 이야기한다”며 “북구는 AI가 아니라 지난 20년간 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AS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가 연설을 마친 후에도 한 후보를 향한 환호는 계속됐다. 한 후보는 카니발 차량에 올라타 주먹 쥔 오른팔을 하늘 위로 뻗어 보이기도 했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김준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 류제화 전 국민의힘 세종갑 당협위원장 등 친한동훈계 인사 이름도 연호했다.
부산=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