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 21일,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 갑 국회의원 후보 하루는 출정식이 열린 구포대교 사거리에서 시작해 복지관과 거리 인사로 이어졌다.

구포대교 사거리에 선 하 후보는 출근 차량을 향해 연신 허리를 숙였다. 차창을 내리고 엄지를 들어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한 택시기사는 경적을 울린 뒤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출정식을 찾은 60대 여성은 “하정우가 꼭 당선돼야 한다”며 “구포시장에서 몇 번 봤는데 사람이 참 진실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 밑에서 일도 잘 배웠으니 공약도 하나하나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한동훈이 국회로 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오전 7시 30분쯤 유세차에 오른 하 후보는 자신을 “북구의 아들 하정우”라고 소개했다. 이어 “북구라는 이름 앞에 무슨 정치고, 이념이고 정파냐. 쌈박질과 보수 재건은 서울 가서 하라”며 “저는 여기서 북구를 발전시키는 일만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지자들이 박수를 치며 “하정우”를 연호하자 하 후보는 밝게 웃으며 두 손을 들어 화답했다.
다만 출근길 통행이 몰린 시간대인 만큼 모든 반응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지나가던 차량 창문 너머로 “출근하는데 길을 이렇게 막으면 어떻게 하냐”는 불만이 흘러나왔다. 차량 흐름이 엉키며 출정식 발언이 잠시 끊기자 하 후보는 “당선되면 AI로 이것부터 해결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 후보는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된 직후인 지난해 8월 11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유망 AI기업 업스테이지 주식 4444주를 주당 100원에 개인에게 매도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후보 측은 "하 후보가 공직에 있는 동안 주식을 잠시 누군가에게 넘겨줬다가 퇴임 후 다시 찾아오기 위한 '주식 파킹'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하 후보 측은 "하 후보는 업스테이지 창업 당시 AI 교육 분야에 한해 자문을 제공하는 비상근 고문 역할을 수행했을 뿐으로, 회사 경영이나 의사결정에 전혀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그 100원에 판 거, 그거. 참 실망했습니다!” 배식 봉사를 마치고 복지관을 나서던 길, 한 어르신이 하 후보에게 최근 불거진 이 주식 거래 문제를 꺼냈다. 하 후보는 걸음을 멈추고 어르신의 손을 맞잡았다. 이어 농담 섞인 말투로 “그게 가만히 있으면 100억 원이 되는 건데 오히려 제가 손해를 본 것”이라고 말한 뒤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하기에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자 하 후보는 “원래 제 것이 아니라 그만두면서 돌려준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골목 곳곳을 누비던 하 후보가 자주 꺼내 든 것은 휴대전화가 아니라 수첩이었다. AI 전문가인 그는 주민들 민원과 당부를 들을 때마다 수첩을 펼쳐 꼼꼼히 받아 적었다. 벌써 다 쓴 수첩만 3권이다. 유세 인파 뒤편에 있던 한 어르신이 “그래 다 적어놓으믄 까묵지는 않겠네”라고 중얼거리자 주변에서 작은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북구 갑 보궐선거는 하 후보의 조직력,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의 지역 연고,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인지도가 맞물린 3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세 후보 모두 강점이 뚜렷한 데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가 하 후보를 앞선 결과도 나오면서 판세는 더 안갯속에 빠졌다. 그만큼 막판 바닥 민심 향배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하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유권자를 직접 만나는 데 오랜 시간을 쓴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결국 관건은 남은 기간 어느 후보가 숨은 민심을 더 많이 붙잡느냐다.
부산=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