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경찰서는 지난 5일 가출 여중생 등을 대상으로 엽기적인 성폭행을 자행한 손아무개씨(40)와 김아무개씨(20)를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 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정말 황당한 사건이다. 부자지간이나 마찬가지인 두 사람이 어떻게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 사건의 피의자인 김씨는 손씨의 아들과 중학교 동창이어서 두 사람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김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자인 데다, 오래 전 부모가 이혼한 결손 가정 출신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떠돌던 김씨는 절도죄로 붙잡혀 99년부터 2002년 11월까지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김씨에게는 중학교에 다니던 여동생이 한 명 있었다. 김씨가 교도소에 들어간 뒤 마땅한 보호자도 없던 김씨의 여동생은 오빠 친구의 아버지인 손씨에게 겁탈을 당했다.
아들 친구의 여동생을 겁탈한 혐의로 손씨는 구속됐다가, 피해자 김씨의 가족과 합의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러던 중 2002년 11월 김씨가 출소했다. 김씨는 출감 후 마땅한 일자리도 없고 갈 곳도 없어 자신의 여동생과 불미스런 사건이 있었음에도 손씨 집에 머물렀다. 김씨는 손씨가 자신의 여동생을 강간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김씨는 출감 직후부터 손씨의 집에서 머물면서 숙식을 해결했다. 그리고 김씨가 손씨의 집에서 지내는 동안 여러 여학생들이 드나드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모두 가출한 여중생이었던 것.
수사 경찰관은 “가출 여중생들이 마땅히 갈 곳도 없어 친구들 사이에서 손씨의 집에 가면 잠도 재워주고 먹을 것도 준다는 소문을 듣고 자발적으로 찾아간 경우가 많았다”며 “여중생들은 밤에는 밖에서 친구들끼리 어울리고 새벽에 손씨의 집에 들어와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씨가 가출 여중생을 보살피기 위해 그들을 집으로 끌어들인 것은 아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심각할 정도로 성에 탐닉한 사람으로서 손씨의 집에 머물렀던 대부분의 여중생들이 손씨와 성관계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쨌든 김씨는 손씨 집에 머물며 손씨가 가출 여중생과 성관계를 갖는 사실을 알고 나중에 자신도 가담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성행위는 점차 대담해지고 엽기적이 됐다.
김씨와 손씨는 여중생을 번갈아가며 강간하는가 하면 김씨와 손씨가 한 방에서 일을 치르기도 했다. 여중생들은 단지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으로 손씨의 집에 들어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러나 피해 여학생들은 손씨와 김씨가 이 사실을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함에 따라 다른 대응을 취할 수가 없었다. 경찰은 “최소 10여 명이 이들 두 사람에게 상습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경우 손씨가 여학생들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하면서 차츰 범죄에 빠져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씨 아들의 진술에 따르면 방이 두 개 딸린 손씨의 집은 평소에도 여중생 서너 명이 있었다. 손씨는 거실과 작은 방에서 여학생들이 놀고 있으면 그 중 한 명을 데리고 다른 방으로 가서 강간을 했다. 그리고 나면 김씨가 곧이어 방으로 들어가 다시 강제로 성관계를 맺기도 하고 김씨와 손씨가 함께 강간을 하기도 했다.
이미 범죄에 깊이 빠져든 김씨는 손씨에게 길거리에서 여학생을 납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등교하던 박아무개양(12)를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납치한 뒤 성폭행했다.
김씨는 자신의 동네 학교에 다니는 박양이 평소에 안면이 있어 “재미있는 곳을 알고 있으니 나와 함께 가자”고 유인해 집으로 끌고갔다. 그런 후 김씨와 손씨는 박양에게 입을 벌려 억지로 술을 먹이고 박양이 몸을 못가눌 정도가 되자 야수로 돌변해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강간을 저질렀다.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가출한 지아무개양(15)을 두 달간 자신의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10여 차례 강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같은 달 말경에는 가출한 신아무개양(14)을 일주일 동안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대상은 대부분이 가출한 여중생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고등학생만 되더라도 어느 정도 사리분별을 할 수 있으나 여중생은 너무 어려 김씨와 손씨에게 꼼짝없이 당하고도 어디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피해 여학생들이 대부분 가출한 상태고 가족과 주위에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경찰이 추가로 피해자를 밝혀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