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경찰에 투신한 이근영 팀장(35·경감)은 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간 이 사건을 설명하면서 좀처럼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벌인 이 사건은 타인에 의해 저질러진 다른 강력사건들보다 피해자에게 더없이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청 조사계와 형사계, 사이버수사대장을 거쳐 작년 3월 부산 북부서로 발령받은 이 팀장은 패기와 열정을 지닌 젊은 엘리트 수사관이다. 이 팀장의 냉철한 판단력과 사건분석능력이 관할지역에서 발생하는 골치 아픈 강력범죄들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주변의 평.
“이 직업에 있는 모든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 사건을 빨리 해결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립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범인 검거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편이죠. 특히 어떤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무조건 경찰을 비난하거나 수사력을 탓하는 악플들을 볼 때면 큰 상처를 받습니다. 덮어놓고 질책부터 하기보다는 경찰을 이해해주고 격려해줬으면 하는 게 작은 바람입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