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아저씨 같은 친근한 외모지만 형사 특유의 예리한 눈빛이 돋보이는 주만수 팀장(50·경감)의 말이다. 81년 경찰에 투신한 주 팀장은 27년 경력의 자타공인 베테랑 수사관. 초창기 금천경찰서(당시 남부경찰서)에서 형사생활을 시작했던 주 팀장은 여러 지역에서 일선 현장을 누비다 ‘친정’에 다시 복귀, 강력반 팀장으로서 그동안 쌓은 수사내공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다.
강력반에 몸담으면서 수없이 많은 사건들을 다뤄본 주 팀장은 과학수사 기법이 활용되고 있는 요즘도 형사의 직감과 눈썰미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단순 자살로 묻힐 뻔했던 이 사건 역시 오랜 시간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쌓은 주 팀장의 내공이 빛을 발한 사건이었다.
“모든 사건은 ‘형사의 눈’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 가운데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겁니다. 용의자를 보는 안목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지만 당시 저는 아내 김 씨의 ‘눈빛’에서부터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어요. 굳이 이 사건을 재검토하게 된 것도 ‘진실은 따로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형사로서 제 직감을 믿었습니다.”
팀장의 위치지만 요즘도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진행하는 데 열정을 다하고 있는 주 팀장은 “형사는 팔자를 타고나야 합니다. 체질이 아니면 못해요. 한 달도 못 버티고 나가는 젊은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 생활에 더없는 매력을 느낍니다. 요즘도 하루가 짧아요”라며 신발끈을 다시 조여 맸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