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경찰에 투신한 한상윤 형사(42·경위)는 평택경찰서에서 오랜 기간 강력반 생활을 해온 베테랑. 얼마 전부턴 수원 서부경찰서 폭력팀으로 자리를 옮겨 강력범죄 소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살인사건이 터지는 요즘 세태에 대해 한 형사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단지 세상이 험해졌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에요. 살인이 난무하는 세상이 어디 정상입니까. 남의 목숨은 하찮게 여기면서 자신의 이득이나 안위에 대해서는 끔찍하게 챙기는 그릇된 이기주의 풍조가 너무 만연해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 형사는 “도무지 뉘우칠 줄 모르는 피의자들의 뻔뻔한 모습, 죄를 짓고 잡혀와서도 오히려 경찰 공권력을 무시하는 행태들을 대할 때면 할 말이 없다. 형사로서 회의감도 들고 힘이 빠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면서도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신발 끈을 조여 맸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