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라’는 메시지를 보낸 점으로 볼 때 장 여인은 임 씨가 한 짓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컸어요. 그런데 임 씨는 장 여인과 애초에 짜고 범행을 한 것이 아니냐는 수사팀의 추궁에도 끝까지 ‘나 혼자서 한 일이고 그 여자는 아무것도 모릅니다’라며 장 여인을 철저히 보호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91년 경찰에 투신한 최종화 팀장(45·경위)은 정확한 현장파악과 분석력으로 사건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하는 수사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97년 이한영 씨 피살 사건 당시 안기부와 같이 통신수사를 전담하는 등 통신수사 분야에서는 일가견을 자랑하는 최 팀장은 사건 자체뿐 아니라 피의자가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경위까지 관심을 갖고 범행을 분석하는 타고난 범죄사냥꾼이다.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당시 수사과정이 생생하다는 최 팀장은 살인마로 돌변한 임 씨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장 여인을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을 인간적으로 대해준 장 여인이 임 씨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던 거예요. 아마도 난생 처음 장 여인에게 받은 관심과 애정에 대한 보답이 아니었을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